"일본군, 독일 여성도 성노예로…미성년 포함 수십명 피해"

입력 2020-11-12 08:34   수정 2020-11-12 08:36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에서 동맹국이었던 독일 여성까지 성노예로 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의 언론인 그리셀다 몰레만스는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이 독일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몰레만스는 네덜란드전쟁기록원(NIOD)과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에서 찾은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몰레만스에 따르면 전쟁 당시인 1942년 3월 초부터 네덜란드령인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동부 블로라 지역에서 일본군 48부대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독일 여성들을 성폭행했다.

몰레만스는 "30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한 건물로 옮겨졌고 이후 이 건물은 군대의 위안소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배우자 및 자녀 앞에서 독일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이뤄졌고 하루 19차례 성폭행당한 여성도 있었다고 몰레만스는 설명했다.

몰레만스는 "1942년 3~4월 독일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쉬지 않고 이뤄졌다"고 말했다.

독일 여성들은 동맹국인 독일 정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을 우려한 장교의 개입으로 사실상 위안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게 몰레만스의 주장이다.

몰레만스는 인도네시아에 독일 여성들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 "독일 여성들은 교사였거나 농장주와 석유 기술자의 아내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독일에 알려지지 않아 온 데 대해선 "독일에서는 아무도 일본의 이런 전쟁범죄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이는 네덜란드전쟁기록원에 있는 증거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몰레만스는 네덜란드전쟁기록원에 있는 증거 자료가 2026년까지 비공개로 돼 있는데 변호사를 통해 관련 서류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몰레만스는 "나의 결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네시아에서만 7만명이 일본군의 성폭력에 희생됐다는 것"이라며 "소년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논란에 "나는 독일인뿐만 아니라 35개국에서 희생자들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적어도 50만 명의 희생자들이 있었는데, 한국인과 중국인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독일을 포함해 더 많은 국가의 여성들에 대해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최근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위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일본 외무성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자국의 입장이 담긴 문서를 독일어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라는 문서가 일본어, 영어, 독일어로 게재돼 있다. 일본어와 영어로 쓰인 문서는 이전부터 있었고 독일어판은 이후 추가됐다.

해당 문서에는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발견한 자료 중에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눈에 띄지 않았다"며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상 부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1932년부터 1945년까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해온 몰레만스는 올해 초 관련 사실을 다룬 책 '일생의 전쟁'(A LIFETIME OF WAR)을 출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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