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연구 발전은 학교 아닌 커뮤니티에서 이뤄진다" [글로벌인재포럼 2020]

입력 2020-11-12 18:30   수정 2020-11-12 20:01



“인터넷은 1960년대 처음 만들어졌지만 누구나 쓸 수 있게 된 것은 월드와이드웹(WWW) 기술이 나온 1990년대 이후입니다. 인공지능(AI)도 개념 자체는 수십년 전부터 나왔지만 2010년대 이후 온라인을 통해 서로 자료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발전했어요.”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CVO)는 12일 폐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0의 ‘AI 시대, 다시 세상을 연결하다’ 세션에서 “AI 시대의 교육 방법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반적인 학계는 1년 단위로 사이클이 도는 반면 AI 분야는 데이터와 코드를 모두 공개하는 게 관례로 자리잡으면서 발전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AI 기술을 이끌어가는 연구자들도 20~30대 젊은 인재들이 주력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모두의연구소는 이같은 고민에서 만들어졌다. LG전자 연구원 출신인 김승일 소장이 만든 모두의연구소는 누구나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정 CVO는 “하고 싶은 주제를 신청해 랩(lab)을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연구실에 참여할 수도 있다”며 “현재 딥러닝, 자연어처리 등 다양한 주제의 연구실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교육자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다”며 “커뮤니티 형태의 교육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 마련과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CVO는 AI의 발전이 본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이에 대한 실망으로 ‘세 번째 겨울’이 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가을이 올 수는 있어도 겨울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950년대와 1980년대 AI가 세간의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하면서 한동안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을 두고 각각 ‘첫 번째 겨울’과 ‘두 번째 겨울’로 부른다. 정 CVO는 “이미 AI를 적용해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어 과거와 같은 빙하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머신러닝 전문가인 최승진 바로에이아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의 발전으로 인간 역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고, 사람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은 AI가 잘 할 수 있다”며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AI의 최종 목표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보조 역할을 잘 하는 것”이라며 “의사를 더 좋은 의사로, 변호사를 더 좋은 변호사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는 “로봇은 AI와 인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해주는 매체”라고 말했다. 그는 AI 로봇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율성’과 행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를 꼽았다. 오 교수는 “자율성과 모빌리티 모두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봤다. 자율성은 시키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과도한 자율성을 줄 경우 사용자의 뜻을 벗어날 수 있다. 모빌리티는 물리적인 힘이다. 빠르고 강할수록 좋지만 반대로 위험해진다. 각각의 딜레마를 가진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할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오 교수는 “어느 한 가지의 수준을 높인다면 다른 하나는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성과 모빌리티 모두 높은 수준이 될 경우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킬러 로봇’으로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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