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갱국->생과자, 인천 정착민들이 선보이는 '제2의 고향밥상'

입력 2020-11-12 20:58   수정 2020-11-12 21:01

'한국인의 밥상'(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인천에 정착한 정착민들이 선보이는 밥상이 소개됐다.

12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도착하니 인천!-제2의 고향 밥상’ 편이 그려졌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철길 따라 모인 사람들이 정착한 인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이곳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사람 따라 함께 온 손맛으로 이들은 인천만의 달고도 짠맛을 창조했다. 영흥도에서 많이 해 먹는 갱국을 바지락과 함께 볶아 북한식으로 만들고 기존의 빵과는 모양부터 다른 산둥식 빵을 정성스레 만들며 그간의 고생으로 이룬 맛을 버무린다. 게다가 그 당시 이주민들을 포근히 안아주던 변치 않은 오래된 가게들도 찾아간다는데!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전경에서 어린 시절 먹었던 맛과 향기에 한껏 취한다.

갱국을 만들더라도 영흥도와 북한은 조리법에는 차이가 있다. 갱만 넣고 만드는 영흥도와 달리 북한에서는 갱과 바지락을 함께 넣고 볶아 풍성한 갱국을 만든다. 인천과 북한은 멀지 않아 사실 어렸을 적 먹었던 음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데, 그 시절을 떠올리며 김치굴밥을 만든다. 무와 김치 그리고 굴을 한가득 넣은 굴밥은 배고프던 옛 시절 음식의 양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비록 고향은 다시 갈 수 없지만 이웃들과 함께 그 맛은 간직할 수 있어 행복한 어르신들의 그리움과 고마움이 공존하는 한 상을 만난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된 이후 산둥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와 이곳 인천에 정착했다. 인천에서 산둥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오고 있는 화교 3세 조지미 씨. 빠르게 흐른 세월 덕분에 그녀는 벌써 세쌍둥이의 할머니가 되었다. 지미 씨네 가족은 딸만 네 명이었지만 빵을 만들 수 있는 건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빵 만드는 법을 배운 지미 씨가 유일하다. 사실 지미 씨의 어머니는 짜장면 장사가 지겨워 딸들은 절대 중국집으로는 시집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데. 어찌 된 운명인지 딸들 모두 중국집을 운영하는 곳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다고! 지미 씨는 인천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하던 세월을 떠올리며 오래된 도마를 꺼내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지미 씨의 특기는 바로 중국식 빵을 만드는 것! 다양한 빵을 만들어 팔고 이웃에게도 나눠주던 시절을 기억하며 겹겹이 분리되는 빵, 총요우빙을 만든다. 세쌍둥이가 좋아하는 삼치물만두도 정성을 가득 들여 만드는데, 만두소를 만들 때 한 방향으로 저어 주는 게 제일 중요한 요령이라고. 게다가 산둥의 문화가 담긴 전골 요리 따사이탕부터 중국식 갓을 절여 만든 수육까지 외지인이던 지미 씨가 이제는 또 다른 외지인에게 맛과 품을 내어주는 기둥이 되었다.

인천에는 아직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40년간 한 자리에서 생과자를 만드는 강동기 씨 부부와 53년째 한치 보쌈을 만들고 있는 김소자 씨는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사람들의 안식처이자 마음의 고향이 되어주었다. 이런 오래된 식당 중 인천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60년 된 복어 전문 식당이 있다는데, 어머니가 차린 식당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서 씨는 1·4후퇴 때 평양에서 내려와 이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고 있다. 아내의 고향은 강원도 철원으로 두 사람은 제2의 고향에서 만나 또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며 요리한다.

곳의 숨겨진 원조 메뉴는 복탕이 아닌 바로 돈가스. 기술 전수를 위해 공장들에 들어온 외국인 기술자들을 위해 만들던 게 시작이다. 오랜만에 옛날 그 맛이 보고 싶다는 아내를 위해 김현서 씨가 솜씨를 발휘해 본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고안한 복중탕은 고추장과 된장 양념이 섞여 한층 구수하고 개운하다. 거친 땅에서 마음 기댈 곳이 되어준 인천의 오래된 식당 주인들의 구수한 내음이 온몸을 감싼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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