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식탁 위의 딜레마…인간의 권리와 동물의 자유

입력 2020-11-16 09:00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질 인간의 권리와 인간을 위한 음식으로 잡아먹히지 않을 동물의 자유가 공존하는 곳이 어딜까? 바로 우리들의 식탁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밥상 위에서는 늘 인간의 권리와 동물의 자유가 대립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인구로는 1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일각에서는 동물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동물권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다. 동물권(animal rights)은 동물도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므로 고통을 피하고 학대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동물은 인간을 위해 돈과 교환되는 가치로, 음식과 의복의 재료로, 실험의 도구로, 오락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개체인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 부양 인구 수가 증가하며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인간을 위해 식탁에 오르는 동물의 희생은 당연시되고 있고, 육식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보고가 있음에도 우리는 육식을 줄이지 않는다.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고기를 얻기 위해 대량 사육되고 대량 도축되는 돼지나 소를 동물권의 개념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매년 구제역 발생 시 살처분되는 가축들 역시 동물권 개념에서 제외되고 있다. 최근 동물권 논쟁의 소지가 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를 어떻게 개선해갈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의 영화제가 있었다.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동물권 행동 카라(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에서 주최하는 제3회 카라 동물 영화제(Kara Animal Film Festival)가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운영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우리도 (인간) 동물이다’라는 구호 아래 전 세계 11개국에서 출품된 21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상영작 중에는 ‘개 식용’을 주제로 다룬 작품, 유기 동물이 처한 현실을 그린 작품,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기후변화의 전조를 미리 감지하고 행동하는 새들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등 장·단편의 다채로운 영화가 공개됐다.

동물권 보호 운동이나 동물 영화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식탁 위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그 어느 때보다 공존과 공생의 의미가 큰 올해, 모든 생명체는 내재적 존엄성을 지니므로 살아있는 자연에 대해서도 존중의 태도를 가지라는 보편적 가치를 일깨워 주려는 것 아닐까?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3년) 2wondergir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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