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선 3년 임기가 끝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본다. 두 CEO 모두 코로나19 여파에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개선했다. 정 사장은 최근 3년간 카드업계 CEO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임기 만료를 앞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12월 말)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021년 3월)의 거취가 변수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당시 권 행장에게 임기 중 조직 재정비와 고객 신뢰 회복을 경영과제로 제시하면서 “(권 행장의) 성과를 보고 추가로 2년 임기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윤 회장과 회장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허인 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다른 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계는 CEO 자리를 경합했다가 실패한 후보는 통상 현직에서 벗어나는 게 보통이지만 회장과 은행장이 손발을 맞춰 일하는 금융권에선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회장들이 기존 인물을 중용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 등 관치 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어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금융권 CEO 선임 과정에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이 잦았고, 그때마다 조직은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신한, KB 사태로 대표되는 금융지주 내 고위직 간 갈등이 교훈을 준 것”이라며 “외부 개입 없는 안정된 경영을 위해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발맞춰 장기 집권하는 관행이 점차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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