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지연, 되레 得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입력 2020-11-15 17:58   수정 2020-11-16 01:17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를 소유한 다주택자 A씨는 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연돼 속을 끓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7년 ‘8·2 대책’이 발표되면서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이때부터 개포주공1단지 같은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권 양도가 금지됐다. 게다가 8·2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까지 시행되면서 세금 부담 때문에 다른 집을 팔기도 어려워졌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었다.

그러나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A씨는 개포주공1단지 입주권을 팔 수 없게 된 상황으로 인해 가격 상승의 이익을 누리게 됐다. 2017년 8월 10억7000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이 이듬해 4월 14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은 일부 세입자가 이주를 거부하면서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갔다. 2015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착공하지 못했다. A씨로서는 다시 속을 끓이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아파트 착공이 지연되면서 입주권을 양도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및 입주권 양도가 제한된다.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 또는 해외 이주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재건축 사업이 통상적인 경우에 비해 지연되면 조합원 지위 및 입주권을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다. 사업단계별로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 3년 이상 이뤄지지 못했을 때다. 조합이 설립되고 3년 안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으면 이에 해당한다. 사업시행인가 후 3년 안에 착공하지 못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 소유자에겐 손해인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씨 사례처럼 사업 지연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 세금 측면에서 득이 되기도 한다. 현행 세법상 주택은 중과세 대상이지만 입주권은 아니다.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했다면 2주택자라도 일반세율로 과세되는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슈는 호재가 악재가 되거나, 악재가 호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병탁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겸 세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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