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다음달부터 '급여 제로(0)'"

입력 2020-11-16 02:52   수정 2020-11-16 07:19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 소속 2000여명 임직원이 다음달부터 단 한 푼의 급여도 받지 못하는 '수입 제로(0)' 상황을 맞게 됐다. 회사 측이 정부의 고용유지원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무급휴직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 13일 내부 통신망을 통해 전체 2300여명 임직원에게 다음달부터 4개월간 정부 보조금 없는 무급휴직 연장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무급휴직 대상자는 전체 2300명 직원 중 필수 근무인력 300명을 제외한 2000명 선이다. 하나투어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필수 근무인력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무급휴직 기간 하나투어 직원들의 급여는 정부로부터 받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전부였다.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은 하루 최대 6만6000원(월급여의 50%)으로 30일 기준 198만원, 31일 기준 204만6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이달 말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보조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한 무급휴직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보조기간은 6개월(180일)이다.

하나투어가 무급휴직을 연장하면서 감원 등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무급휴직을 연장하면서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멘 사측이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 외에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동한 노무사는 "유급·무급휴직은 위기상황에서 고용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앞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 측이 충분히 노력했다는 근거를 확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무급휴직 연장이 사실상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을 위한 사전단계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유급휴직에 대한 정부 고용유지지원은 연단위 갱신방식으로, 해가 바뀌면 다시 지원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무급휴직은 180일 동안 정부 지원을 받으면 이후엔 다시 받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측은 "기업 부담이 없는 무급휴직은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유급휴직처럼 지원기간이나 규모를 연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무급휴직을 사실상 고용유지를 위해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보는 이유다.

물론 무급휴직이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유급휴직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외 코로나 상황을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유급휴직은 무급휴직과 달리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대신 회사에서도 10~20%의 직원 급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하나투어 실적은 전년 대비 95% 가까이 쪼그라든 상태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1256억원(잠정치)에 달한다. 하나투어는 최대 6개월(180일)동안 가능한 정부의 유급휴직 지원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단 3개월(90일)만 받고 지난 6월 일찌감치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인건비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하나투어 측은 무급휴직 연장이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을 염두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6월 무급휴직 시행은 물론 이번 연장도 직원 대표기구인 '하나투어 발전협의회(하발협)'와 협의를 통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회사가 무급휴직을 하려면 사전에 노사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법적 노조가 없는 하나투어는 '하발협'이 2300여명 직원을 대표하는 노조 역할을 맡고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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