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날고 차·화·선 질주…"상장사 내년 역대급 이익 낸다"

입력 2020-11-16 17:34   수정 2020-11-17 02:31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불과 20일 전만 해도 낙관보다는 비관이 우세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불확실성, 코로나19 재확산, 주식 양도세 강화 등이 악재였다. 악재가 걷히자 주가가 급등하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그 근거 가운데 하나가 내년 한국 기업들이 낼 실적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 조선 자동차 등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산업이 모두 상승 사이클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기업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슈퍼사이클 맞은 화학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276개)의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180조2114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역대 최고 이익을 낸 2018년 177조53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를 잘 견뎌낸 올해(130조4960억원)보다 38.1%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조선해양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투자자가 내년 전망을 밝게 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91%, 9.25% 올랐다. 하지만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2018년과 내년은 다르다. ‘반도체 기업’들의 나홀로 독주가 아닌 전자 외 자동차, 화학, 조선 등이 뒤를 받칠 전망이다. 과거 외국인들이 ‘사자 행진’을 할 때마다 크게 오른 화학업종은 내년 ‘역대급 사이클’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료(원유) 가격이 낮아진 상태에서 화학 제품이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 관련 업체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541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금호석유, 롯데케미칼, LG화학, 효성티앤씨 등 화학주들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랠리 이상의 호황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화학업체가 차화정 랠리 당시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공장 가동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車·船 살아나니 철강주도 꿈틀
자동차, 조선 업황이 좋아지면 철강업체까지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신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내수는 물론 글로벌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 현대 제네시스는 내수시장, 전기차는 유럽시장에서 좋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며 “내년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친환경 신차 아이오닉5가 G2(미국, 중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룬다면 제2의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닥을 기던 조선업체도 발주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조선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각각 7.15%, 10.19% 급등했다.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내년 세계 선박 발주량 예상 규모는 773척 수준으로, 올해 예상 발주량(585척)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주도 반등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날 3.44% 오른 3만31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에 올라섰다.
악재보다 호재가 많다
국내 주요 산업의 밝은 실적 전망과 함께 다른 여건들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다. 우선 돌아온 외국인과 함께 여전히 개인들이 국내 증시 큰손으로 남아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51조원까지 줄어들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다시 56조원으로 증가했다. 기회를 엿보는 대기 자금이 불확실성이 걷히자 다시 늘어난 것이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출범하면 미·중 간의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들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저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제기된다면 내년 하반기 증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박의명/전범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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