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따른 LG 구광모…'숙부 구본준 독립' 결단

입력 2020-11-16 17:25   수정 2020-11-17 01:56

LG그룹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계열 분리한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새로 설립될 ‘LG상사 그룹’을 이끈다. 경제계에선 LG그룹이 ‘묘수’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인 구 고문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그룹에 타격이 작은 절충점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주)LG 지분 팔아 상사 주식 매입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는 이달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계열 분리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주)LG의 2대주주인 구 고문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7.72%)을 지렛대 삼아 LG상사와 LG하우시스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 고문이 보유한 (주)LG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약 9920억원이다. 이 자금을 투입하면 LG상사(시가총액 7442억원)와 LG하우시스(6268억원) 등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LG는 LG상사 지분 25%와 LG하우시스 지분 34%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판토스는 손자회사다. 자회사인 LG상사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외에 LG전자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실리콘웍스,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 등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LG상사 등의 분리 작업을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주)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지분 정리 작업도 이뤄졌다. 구 회장을 비롯한 LG그룹 오너 일가는 2018년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했다. 구 고문은 LG그룹에서 독립하는 ‘LG상사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가 계열 분리 대상이 된 것은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고 그룹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구 회장 취임 초기인 2018년 증권가에선 LG디스플레이나 LG유플러스 등을 떼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경제계의 의견은 달랐다. “구 회장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LG그룹의 핵심 먹거리인 전자사업을 떠받치는 축이 되는 기업이란 이유에서다. 기업가치도 문제가 됐다. 이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5조원 안팎이다. 구 고문이 (주)LG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툼 없는 승계’ 전통 이어가
구 고문이 해당 사업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2007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LG상사 대표를 지냈다. LG화학이 LG하우시스를 분사하기 전인 1996년엔 1년간 LG화학 전무로 일하기도 했다.

LG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다툼이 없는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회장이 물러나면 장남이 경영권을 이어받고 회장의 형제들은 일부 계열사를 들고 나가 독립하는 전통이 이어졌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씨의 자녀들은 1999년 LIG그룹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또 다른 동생들인 고 구태회, 고 구평회, 고 구두회 씨는 2003년 LS그룹을 설립했다.

LG그룹은 계열 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 4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LG그룹 계열 회사는 총 70개이며, 자산총액은 136조9000억원 선이다. LG상사, LG하우시스와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 분리한다고 가정하면 이후에도 60개 회사, 131조2000억원의 자산이 남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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