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에 다우 30000 근접…금리는 왜 못 올랐나[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11-17 08:08   수정 2020-12-17 00:32





또 한 번의 백신 뉴스가 다우 지수를 사상 최고치인 30000만선 직전까지 이끌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화이자가 시장을 폭등시킨 데 이어 이번 주 월요일인 16일에는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 물질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다우 지수는 470.63포인트(1.60%) 올라 사상 최고치인 2만9950.44에 마감했습니다. 다우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건 미국의 코로나 파동 이전인 지난 2월 12일 이후 처음입니다.
S&P 500지수는 1.16%, 나스닥은 0.80% 올랐습니다.



지난주처럼 백신 소식에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서는 '리커버리 트레이드'가 나타났습니다. 나스닥은 한 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크루즈 회사인 카니발은 9.5%, 유나이티드항공은 5.2 %, 엑슨모빌은 5.8% 상승했습니다. 은행주도 3% 가량 올랐습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 지수는 이날 1.9% 올라 지난 한 달간 무려 15% 이상 급등했습니다.



기술주 중 애플과 페이스북은 각각 0.6% 상승했지만 넷플릭스는 0.8% 하락했고, 아마존은 0.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고객 메모에서 "백신의 빠른 승인과 유통은 상승의 촉매가 될 것이며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많은 산업과 기업의 실적을 반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의 주인공 모더나는 9% 넘게 폭등했지만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주식은 급락했습니다. 화이자는 3.34% 떨어졌고, 바이오엔테크는 한 때 16% 넘게 급락했습니다. 모더나가 발표한 백신이 예방율도 94.5%로 조금 더 높았던 데다, 특히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유통이 가능해 배포가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이날 발표된 모더나 백신의 특징을 정리하면

1. 94.5% 예방율= 3만 명 임상 실험 대상자 중 95명 감염. 이중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5명이고 나머지 90명은 가짜약 접종자
2. 일반 냉동고에서 보관 유통 가능= 보통의 냉장고 온도인 섭씨 2도~8도에서는 30일 동안 백신 효과가 유지. 섭씨 영하 20도에서 배송 및 보관 시 6개월까지 안정적 상태 유지
3. 안전성= 주사 부위의 피로, 발적 등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부작용만 보고됨
4. 다음 달부터 접종 가능할 듯= 몇 주 내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 올해 1000만 명(2000만회 투여분) 분양을 공급하며, 내년에는 5억∼10억회분 생산 예상



다른 백신 회사들도 대기 중입니다. 다음 주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 "2021년엔 팬데믹을 사실상 끝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신 뉴스가 쏟아지면서 내년 경제가 'V자'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다시 부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2021년 전망' 자료에서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 증가해 1984년 이후 가장 높게 치솟는 등 V자 경기 회복이 이뤄지고, S&P 500 지수는 내년 말 39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장률 6% 증가는 월가의 컨센서스 3.8%를 크게 넘는 수치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백신이 강한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어려운 겨울을 지난 후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JP모간은 S&P 500 지가 내년 말 4000,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4300을 제시했습니다. 씨티는 이날 내년 3800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증권사의 지수 전망은 지속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믿을 건 못됩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내놓은 전망을 보면 3600을 외친 곳은 단 한 곳(제프리스)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상승장이 지속되려면 백신에 의거한 빠른 경기 회복뿐 아니라 유동성 공급도 이어져야합니다. 증시는 경기와 유동성의 함수이기 때문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자세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여전히 믿음직합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Fed가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것"이라고 또 다시 밝혔습니다.



하루 20만 명에 육박하는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Fed가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12월14~15일 예정됐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당겨 열 것이란 예상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스티븐 잉글랜더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확산세가 경제와 시장 여건의 가시적인 악화로 이어진다면 예정된 회의 이전이라도 Fed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월 1200억 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국채 800억 달러, 모기지 400억 달러)를 확대할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JP모간의 마이크 페롤리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월 FOMC에서 장기물 매입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Fed는 단기를 매입하다가 중기와 장기물을 균형 있게 사들여왔습니다. Fed가 사들인 채권의 가중평균 만기는 6년 수준으로 지난 2012~2014년 3차 양적완화(QE) 때의 12년보다 훨씬 짧습니다. 단기물 매입으로 단기 금리를 낮추는 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주요 목표지만, 장기물 매입은 안정적으로 금리를 낮춰 돈을 쓰는 수요를 촉진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런 관측이 잇따른 탓인지 이날 10년물 금리는 거의 오르지 못했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금요일 연 0.892 %에서 이날 0.902%로 상승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화이자가 백신을 발표했을 때 20bp 가까이 치솟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모더나의 백신 발표로 재정 부양책 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효과가 좋은 백신이 나오면 거대 부양책 없이도 경기가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는 겁니다. TD아메리트레이드는 "모더나의 백신이 94.5%의 효율성을 보인 것은 확실히 좋은 소식이지만 부양책 패키지의 가능성을 낮아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유독 유동성, 돈과 관련된 월가 금융사들의 보고서가 많았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두 가지는 씨티에서 나왔습니다.



씨티의 캘빈 세이 환율 전략가는 "달러가 내년에 최대 20% 하락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내년 6%, 2023년까지 15~20%보다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한 것보다 훨씬 과격한 전망입니다.

세이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널리 배포되면 세계 무역과 경제 성장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외에도 세계 경제가 미국보다 더 빨리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Fed가 완화적 상태를 유지할 것인 만큼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벗어나 해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모두 달러 약세를 이끌 수 있는 환경이고 달러가 2000년대 초중반 폭락했던 것과 비슷한 경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 과격한 건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까지 31만8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이었습니다. 씨티그룹의 톰 피츠패트릭 전무는 고객 메모에서 "불확실한 거시 환경 속에서 비트코인이 1970년대 금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장기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이 앞으로 더 많은 규제를 받을 수 있지만 공급이 제한되고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비실명 자산"이라고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또 각국이 디지털 화폐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현재 통화체제의 변화를 의미하며, 비트코인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최근 급등해 170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의 유명투자자인 피터 시프는 "최근 비트코인 랠리는 비트코인이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어서가 아니다. 방만해진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워낙 커지다보니 비트코인에까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폄하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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