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질 판인데 또…한국GM '철수' 현실화 되나

입력 2020-11-17 13:22   수정 2020-11-17 13:37


끊이지 않는 한국GM의 '철수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흑자 전환이 어려워진 데다 노조가 전면전을 선포하며 노사 갈등마저 심각해진 탓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16일 임시대의원회의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부분 파업을 결정했다. 올해만 벌써 4번째 파업이다. 해당 기간 전반조와 후반조 근로자들은 4시간씩 파업하고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간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싸고 24차례에 걸쳐 교섭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 총 700만원이 지급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임금협상 주기 연장, 부평2공장 신차 배정 등도 쟁점사안이다.


교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한국GM 노조는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3일 잔업·특근 거부를 시작으로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6일, 9∼13일 총 8일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자 사측도 2100억원대 규모 부평1공장 투자 철회를 알리며 맞불을 놨다. 노조도 부분 파업을 4일 더 연장한 데다 "총력투쟁으로 분노를 GM자본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전면 파업 가능성도 시사해 '강대강' 대치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이 이어지며 올해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한국GM의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GM은 코로나19 여파에 GM의 동남아 부품공장이 멈춰서며 상반기에만 6만대의 생산손실을 입었다.

하반기에는 생산량을 늘려 이를 만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쟁의행위에 1만2000여 대의 추가 생산손실을 입었다. 노조가 다시 4일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6000대의 생산손실이 더해질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흑자전환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마저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한국GM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는 한국GM이 흑자전환에 실패하면 세계 각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한 본사 GM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시장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9월 "노사 갈등이 악화하면 GM 본사는 한국 철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시 카젬 사장은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노사관계가 전제됐을 때 가능한 얘기"라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노조의 지속적인 투쟁이 GM의 한국시장 철수 빌미를 제공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의 경우 연구 법인만 남겨두고 생산법인은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018년 8000억원의 국고가 투입됐는데도 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GM 본사에 철수 빌미만 주는 격"이라며 "수입차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인 만큼 노조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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