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시계 '앙부일구' 돌아왔다

입력 2020-11-17 17:42   수정 2020-11-18 02:42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정수이자 애민정신을 담은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사진)’ 한 점이 최근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미국의 한 경매에 출품된 앙부일구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지난 6월 매입했다며 17일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앙부일구는 ‘하늘을 우러러보는(仰) 가마솥(釜) 모양에 비치는 해 그림자(日晷)로 때를 아는 시계’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과학 문화의 발전상과 백성을 위하는 통치자의 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이번에 환수된 앙부일구는 18~19세기 초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24.1㎝, 높이 11.7㎝, 무게 약 4.5㎏의 금속제 유물이다. 24절기와 방위, 일몰 시간, 방향 등을 알 수 있게 제작됐다. 정확한 시간과 계절을 측정할 수 있는 시각선과 계절선, 정밀한 주조기법과 24절기의 정교한 은입사 기법, 다리의 구름과 용·거북 문양 조각 등 뛰어난 장식 요소를 볼 때 고도로 숙련된 장인이 예술성까지 가미해 만든 최상급 앙부일구로 판단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유교 국가에서 하늘을 관찰해 백성에게 절기와 시간을 알려주는 관상수시(觀象授時)는 왕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다. 앙부일구는 조선 최초의 공중(公衆) 시계로, 세종 대부터 조선 말까지 제작됐다. 세종대왕은 즉위 16년째인 1434년 10월 2일 앙부일구를 처음으로 만들어 백성들이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서울의 종묘와 혜정교(惠政橋·지금의 종로1가)에 설치했다고 《조선왕조실록》에 나온다.

앙부일구는 현대 시각체계와 비교해도 거의 오차가 나지 않을 만큼 체계적이고 정밀한 과학기구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이 유물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3월부터 6월까지 수차례 경매가 취소·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8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돌아온 앙부일구는 18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내 과학문화실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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