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아이스튜디오, 점 서너 개만 찍으면 AI가 물체인식 완료

입력 2020-11-17 17:19   수정 2020-11-18 10:28


인공지능(AI)이 학습하기 위한 데이터를 만드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은 고단하다. 한 장의 사진에서 AI가 특정 사물을 인식하게 하려면 그 사물의 테두리를 따라 점을 찍어야 한다. 가령 자동차를 학습시키기 위해선 자동차 모양을 따라 작업자는 일일이 점을 찍고 이 물체를 ‘자동차’라고 적는다. 에이아이스튜디오는 단 서너 번 점만 찍으면 이 작업을 끝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노성운 에이아이스튜디오 대표(사진)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체 인피닉을 운영했다. 인피닉은 SK텔레콤, LG전자, 현대모비스 등과 오랜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그러던 중 2015년 SK텔레콤이 노 대표에게 뜻밖의 제의를 했다. 자율주행 사업 진출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맡기겠다는 제안이었다. 노 대표는 “당시 인피닉은 데이터 라벨링과 관련해 별다른 기술이 없었지만 SK텔레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니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인피닉은 해당 물량을 문제없이 소화했다. 대기업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현대자동차에서도 데이터 라벨링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연 50억원가량의 굵직한 물량이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처리하던 노 대표는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 대표는 “AI산업은 필연적으로 커지는 시장이기에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라벨링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며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사업을 확장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피닉은 AI 개발자를 모으고 데이터 라벨링 기술 고도화에 돌입했다. 데이터라벨링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세그멘테이션(사물의 테두리를 지정하는 작업)을 AI가 대신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R&D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엔 인피닉의 자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가 AI스튜디오다. 노 대표는 인피닉 대표에서도 물러나는 강수를 두며 AI스튜디오 사업에 집중했다.

에이아이스튜디오는 데이터 라벨링을 자동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 ‘마이 크라우드’를 개발했다. 자동 세그멘테이션 기능인 ‘매직핀’이 핵심 기술이다. 세그멘테이션 대상 물체 주변에 점을 몇 개만 찍으면 AI가 해당 물체를 인식해 수백 개의 점으로 대상의 테두리를 자동으로 구분 짓는다. 현재 국내 500여 명, 베트남 1000여 명의 인력이 마이 크라우드를 통해 월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 노 대표는 “마이 크라우드의 속도와 정확성을 보고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등의 20여 개 기업에서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 세그멘테이션의 기반 기술은 AI가 영상 혹은 사진을 스스로 감별하는 ‘비전 인식’ 기술이다. 에이아이스튜디오는 이 기술을 통해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 가격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시스템 ‘앙꼬’를 개발했다. 바코드가 붙어 있지 않은 비포장 상태의 빵을 AI가 인식해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소프트웨어다. 노 대표는 “비전인식을 통해 자동화를 유도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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