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노총 "공무원 노조 월급도 세금으로 달라"…여야 압박

입력 2020-11-18 16:01   수정 2020-11-18 16:20


공무원 노동조합 업무를 전담하는 전임자의 월급을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무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법안’이 국회에서 본격 다뤄지고 있다. 법률로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이 ‘노조 활동까지 혈세로 지원받느냐’는 비난 여론때문에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법안이다.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노동계가 “10년 숙원사업을 해결해야 할 적기가 왔다”며 여야 정치권을 거세게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공무원 타임오프 제도를 허용하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은 총 네 건 발의됐다. 민주당 장철민, 이수진 의원과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지난달부터 잇따라 법률안을 제출했다. 민간 기업처럼 노조 전임자의 월급을 사용자(국가)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들어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공무원노조법을 아예 폐지하는 법안을 내놨다.

이런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무원 노조는 민간기업처럼 노사교섭 등 노조 업무를 다루는 노조 전임자의 월급을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된다. 환노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번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노동계의 의지가 강력하다”며 “특히 한국노총이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대형 노조들이 주로 민노총 산하에 조직돼 있어서다. 노동계 관계자는 “한노총처럼 산하 노조의 규모가 작으면 자체 조합비가 많지 않아 타임오프 제도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환노위 소속 의원 15명 중 12명이 이런 공무원 노조법 개정안의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안을 공개 반대하는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의원(사진) 정도다.

임 의원은 “매년 조(兆) 단위 공무원 연금 적자를 혈세로 보전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전임자 월급까지 세금으로 보전받겠다는 건 염치없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실은 법안이 통과되면 공무원 노조 전임자 수가 500~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공무원 평균 연봉(6468만원) 기준 매년 320억~ 520억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같은 당의 김웅 의원은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 특성상 노조 전임자가 수천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한노총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한노총이 노동 관련법 개혁을 위해 출범할 국민의힘 태스크포스(TF) 조직에 합류하는 핵심 조건 중 하나로 공무원 타임오프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노총과 이런 입장차로 TF 출범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임 의원이 법안을 포기하면 공무원 타임오프의 상임위 통과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양대 노총간 세력 확장 경쟁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전국의 공무원 노조는 총 147개, 조합원 수는 약 26만명에 달한다. 이중 15만명(58%)은 민노총, 한노총과 같은 상급 단체가 없다. 노동계 관계자는 “교원 노조도 같은 내용의 법 개정을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부는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 여론 눈치를 살피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은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 국회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설령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기존 노조법과 같은 기준으로 할지, 새로운 기준을 정할지 등 논의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법 개정 여부를 떠나 지방자치단체 노조 등에서 전임자 휴직 처리도 하지 않고 노조 전임자로 인정하는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좌동욱/백승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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