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난인데 호텔방 들어가라? 이게 먹히겠나?"

입력 2020-11-19 13:31   수정 2020-11-19 14:31


정부가 전세난 해결을 위해 24번째 부동산 대책인 ‘11?19 대책(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공공임대 물량을 늘리고 공급대상도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주택을 무주택자라면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공급하기로 했다. 또 민간건설사와 매입약정을 통해 다세대, 오피스텔 등 신축 건물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공공전세’라는 새로운 유형의 임대주택도 내놓는다.

상가와 오피스, 호텔 등을 개조해 1~2인가구에게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런 방식으로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를 전세 위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난을 해결할 수 없는 변죽만 울리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기존 상가. 오피스,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는 아파트 전세를 원하는 사람들을 달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 폐지가 가장 직접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난 해소의 핵심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을 전세로 전환하고, 다세대 다가구 주택 임대공급을 늘린다고 해서 민간 전세시장이 안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새로 도입되는 ‘공공전세 주택’ 역시 2022년까지 전국에 1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숫자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3~4인 가족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문제가 더 크다”며 “다세대나 다가구 매입약정으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빈 상가와 오피스, 호텔 등 비주택 리모델링 공급방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호텔 등을 개조를 주거공간으로 만들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며 “사는 데 불편하고 월세 이외에 난방 등 관리비용 등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어 1~2인가구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이번 대책이 전세난 해소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교수는 “공실이 난 영구임대, 공공임대 주택의 경우 무주택자에게 공급한다 해도 입주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주변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전세난을 해소시키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이미 실패사례도 있는 만큼 1~2인가구들의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작년 12월 서울 종로의 ‘베니키아 호텔’을 청년주택으로 전환해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당첨자의 90%가 입주를 포기한 바 있다. 현재도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호텔을 개조할 경우 공간이 협소하고, 난방 등이 잘 되지 않아 불편하다”며 “일반 원룸보다 살기 불편하고 월세 외에 높은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1~2인가구의 호응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인해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재정부담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 교수는 “공공임대의 경우 시장 수요가 없어서 공실인 경우가 많은데 가격을 아주 낮추지 않으면 입주자 찾기 힘들다”며 “가격 낮춘다는 건 재정투입이 된다는 뜻이며 정부와 LH 등이 부채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텔 등 비주택을 주거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선 “숫자를 늘리려고 하는 정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심 교수는 "임대차3법이라는 과도한 규제로 시장이 왜곡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임대차법을 폐지하고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서 불안심리도 꺾이고 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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