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모델 3에 이어 한국타이어에 다시 한 번 손을 내민 것은 ‘기술력’ 때문이다. 전기차에는 일반 차량과 다른 타이어가 필요하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무게가 100~300㎏ 더 나가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엔진 소음이 나지 않기 때문에 타이어가 도로에 접촉할 때 나는 소리도 더 크게 들린다. 타이어도 이 같은 특성에 맞춰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자사 전기차용 타이어에 고강도 소재인 ‘아라미드’를 적용해 하중지지 능력을 높였다.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하는 패턴을 타이어에 새기는 등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도 개발했다. 또 전기차 특유의 빠른 반응성과 높은 가속도를 감안해 미끄러짐·마모 방지 성능을 향상했다.
한국타이어는 BMW, 아우디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와도 접촉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르쉐의 첫 전기차인 ‘타이칸’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 여부는 공개할 수 없지만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전기차 부문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업체들이 전기차 수주전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직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은 전체의 1%를 밑돌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공급처를 미리 뚫어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1년간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교체용 타이어(RE)에 대한 수요도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앤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친환경차 타이어 시장 규모는 1780억달러(약 197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가 향후 업계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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