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비트코인 질주, 네 가지 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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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9 17:35   수정 2020-11-27 18:33

거침없는 비트코인 질주, 네 가지 동력은?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도 거품이다.”

비트코인값이 2년10개월 만에 2000만원을 뚫으면서 ‘왜 오르는지’와 ‘어디까지 오를지’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랠리는 비트코인이 점차 자산으로서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면서도 “향후 비트코인 입지와 가격 전망에는 극단적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오르는 이유 차고 넘친다”
국내외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비트코인 랠리’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코로나19로 촉발된 ‘무차별적 돈 풀기’로 가상화폐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비트코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디지털자산 시장에 발을 담그는 기업과 기관이 늘어나는 점도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페이팔은 새해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을 지원하는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국 JP모간, 싱가포르 DBS 등도 디지털자산 관련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세계 중앙은행 최초로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예고했다. 가상화폐가 실물경제에 한층 가까이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는 뉴스들이다.

가상화폐로 예금을 받고 대출을 내주며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신종 서비스인 ‘디파이(DeFi)’의 확산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소와 개인의 지갑에서 잠자던 가상화폐를 다시 돌게 했기 때문이다. 세계 디파이 예치금은 지난 9월 89억달러에서 최근 136억달러로 급증했다.

여기에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쓸 경우 달러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주식양도세 인상에 대한 우려도 비트코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과 씨티은행이 최근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투자 수단으로 떠올랐다”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강세장을 이끌 ‘재료’는 넘쳐나고 있다.
“가격 폭등하는 안전자산도 있나”
실체가 없는 투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여전히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자금이 계속 들어올지는 불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서 부의 저장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교환 수단인 ‘화폐’로 인정받는 데 실패한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 재포장된 것”이라며 “자산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그렇게 되면 딜레마에 빠진다”고 했다.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높은 변동성에 돈을 거는 것인데, ‘안정적인 금융투자 자산’으로 대접받으려면 이런 특성은 포기해야 한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 많던 ICO는 감감무소식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정식 금융업으로 인정하거나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코인 광풍 당시 스타트업 사이에서 유행했던 가상화폐공개(ICO)도 여전히 금지다.

봇물을 이뤘던 ICO 사업은 대부분 교착 상태다. 게임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플레이어원은 2018년 가상화폐 ‘플레이어원 코인(PLO)’ 생태계를 꾸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용자는 게임시간·선호게임 등 게임 관련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게임 개발사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PLO를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플레이어원은 2018년 말 ICO를 진행했고, 수십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자금을 모은 이후 플레이어원의 사업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도 ‘콘텐츠프로토콜 프로젝트’로 ICO를 진행해 약 97억원을 모았으나 지난 2월 돌연 중단했다.

강현정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은 “여러 업체가 ICO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비전을 펼쳤지만 지금까지 이를 잘 수행한 곳은 보기 힘들다”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기대만큼 확장되지 않았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임현우/구민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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