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년 넘게 고수해온 앱 장터의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기로 하면서 국내외 앱 생태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적용을 확대해 수수료를 더 걷겠다고 발표한 구글의 입지는 좁아졌다. 국내에서 관련 법안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수수료 인하가 시늉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애플 방식으로 수수료를 낮춰도 애플의 수수료 수입은 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간 매출이 100만달러 이하인 앱 개발사의 비중은 98%다. 하지만 이 98%가 올리는 앱스토어의 매출은 전체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수수료를 놓고 앱 개발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취한 계산된 움직임”이라며 “소비자들은 애플 수수료로 인상된 부풀려진 앱 가격을 계속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추진 중인 일명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당초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던 국민의힘이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최근 입장을 바꾸면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인앱결제와 관계없이 자체 플랫폼을 키워온 국내 콘텐츠 기업이 있고, 그곳에 수많은 창작자와 콘텐츠가 모여 있다”며 “인앱결제만을 강제하는 건 다른 콘텐츠 창작자와 플랫폼의 기능은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앱마켓 사업자가 모두 독식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구글도 앱 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중소 개발사에는 수수료 15% 이하로 인하할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인앱결제와 관련해 국내·국제 관계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 연구·검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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