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내려 실리 챙긴 애플…궁지 몰린 구글

입력 2020-11-19 17:45   수정 2020-11-19 21:58


애플이 10년 넘게 고수해온 앱 장터의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기로 하면서 국내외 앱 생태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적용을 확대해 수수료를 더 걷겠다고 발표한 구글의 입지는 좁아졌다. 국내에서 관련 법안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애플 매출 감소는 미미
애플은 지난 18일 앱스토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수수료 제외)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앱 개발회사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인앱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수수료를 낮춘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에 규제 강도를 높이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외신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 이후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애플이 에픽게임즈와 수수료 갈등을 빚은 데다 구글이 수수료 적용 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두 기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수수료 인하가 시늉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애플 방식으로 수수료를 낮춰도 애플의 수수료 수입은 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간 매출이 100만달러 이하인 앱 개발사의 비중은 98%다. 하지만 이 98%가 올리는 앱스토어의 매출은 전체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수수료를 놓고 앱 개발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취한 계산된 움직임”이라며 “소비자들은 애플 수수료로 인상된 부풀려진 앱 가격을 계속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글도 수수료 내려라” 압박
하지만 구글은 난처해졌다. 구글은 그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앱 생태계를 만든 애플을 따라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받아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사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내년부터 인앱결제를 강제한다고 발표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우군이라고 믿었던 애플이 수수료율을 낮추면서 구글도 세계적으로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추진 중인 일명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당초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던 국민의힘이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최근 입장을 바꾸면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인앱결제와 관계없이 자체 플랫폼을 키워온 국내 콘텐츠 기업이 있고, 그곳에 수많은 창작자와 콘텐츠가 모여 있다”며 “인앱결제만을 강제하는 건 다른 콘텐츠 창작자와 플랫폼의 기능은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앱마켓 사업자가 모두 독식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구글도 앱 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중소 개발사에는 수수료 15% 이하로 인하할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인앱결제와 관련해 국내·국제 관계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 연구·검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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