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춘재 8차 사건 윤성여씨 '무죄' 구형…"20년 수감 사죄"

입력 2020-11-19 19:34   수정 2020-11-19 19:36


검찰이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53·사진)씨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성여씨에 대한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이춘재 8차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면서 재판부를 향해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씨에 대한 재심 재판은 공판준비기일 2차례를 포함해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진행됐고,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7)를 포함해 21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통상의 형사재판이 검찰의 공격과 변호인의 방어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번 재판은 윤씨의 무죄를 입증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양측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결정적으로 지난 2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이춘재가 문제의 8차 사건을 포함해 1980~90년대 화성 12건과 청주 2건 등 총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재확인하면서 '진범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에 대한 유죄 인증 증거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한 자백과 피고인의 체모와 사건 현장의 체모가 동일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인의 자백은 경찰의 폭행·가혹행위에 의한 것으로 객관성 상황에 부합하지 않고,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면서 "국과수 감정서에도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의 최종 책임자로서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수감 생활을 하게 한 점에 대해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재심 재판을 이끌어 온 이상혁(사법연수원 36기), 송민주(42기) 두 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씨를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이 사건 재판을 시작하면서 재판부도 윤씨에게 사과의 의미를 전달했고, 검찰 역시 '검찰을 대표해 사죄한다'는 말을 했다. 이것만으로도 재심의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당시 수사 경찰관들에 대해 "용서하고 싶다. 20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해도 성격에는 용서라는 구절이 항상 나온다. 백번이고 만번이고 모든 잘못을 용서하라고 한다.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최후 변론에서는 "재판이 끝나면 좋은 사람으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면서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후 윤씨는 지난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2월17일 열린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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