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등 화제의 국산 영화, 극장 대신 넷플릭스 직행

입력 2020-11-20 14:31   수정 2020-11-20 14:53

올해 한국영화 최고 화제작인 SF‘승리호(사진)’가 블록버스터 최초로 극장 개봉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로 직행한다. 다른 화제작들도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해 빈사상태인 영화관들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됐다.

넷플릭스와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는 20일 “총제작비 240억원 규모의 ‘승리호’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서 공개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블록버스터가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한 것은 처음이다.

‘승리호’는 당초 여름 성수기에 개봉할 예정이었다가 추석시즌으로 연기한 후 12월로 재연기한 상태였다.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와 김태리가 주연한 ‘승리호’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선원들이 인간형 로봇을 주워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벌이는 이야기다.

올들어 지난 4월 중급 규모의 ‘사냥의 시간’이 극장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데 이어 최근 ‘콜’과 ‘낙원의 밤’ 등도 이같은 방식을 결정했다. 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던 박신혜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콜’은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단독 공개된다.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박훈정 감독의 조폭 영화 '낙원의 밤'도 뒤따라 개봉할 예정이다.

이같은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빠진 제작사와 배급사들은 제작비 회수를 위해 고육책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지난달 극장의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은 전년대비 71.0%, 70.7% 각각 감소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도 지난 8월 개봉해 2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했다.

‘승리호’도 500만 명 이상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대개 총제작비 대비 10~20% 정도 이익을 남겨주는 수준에서 구입가격을 정한다. 때문에 큰 흥행수익을 기대하고 제작한 영화 제작 및 투자배급사들은 손해를 안 본 것에 만족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IP(지식재산권)을 넷플릭스에 넘겨줘야 하는 바람에 수출 및 부가판권, 리메이크 판권 등 추가 수익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극장들은 관객 모으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CJ CGV 관계자는 “화제작들이 줄줄이 넷플릭스로 떠나고 블록버스터마저 외면하면서 관객 모으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디즈니는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뮬란’을 공개했고, 워너브라더스는 ‘원더우먼 1984’를 다음달 25일 미국 극장과 OTT인 HBO맥스에서 동시 개봉할 계획이다. 미국의 주요 극장들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사실상 OTT 개봉이라고 할 수 있다. HBO맥스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다음달 16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미국 MGM의 ‘007시리즈’ 신작도 OTT 개봉을 검토하고 있다.

국산 화제작들이 사라지면서 CJ CGV, 롯데시네마 등 극장들은 그동안 거부해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을 개봉하고 있다. 2주간 극장에서 상영한 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는 조건이다.

론 하워드 감독의 ‘힐빌리의 노래’(11일) ,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18일)를 개봉한 데 이어 ‘더 프롬’(12월) , ‘미드나이트 스카이’(12월) 등도 상영일정을 확정했다.

영화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내년까지 극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텅 빈 극장 대신 TV와 모니터 앞 관객을 찾아나설 영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은 “극장과 OTT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영화 소비 형태의 변화가 코로나사태로 가속화하고 있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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