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Goes On"…방탄소년단, 음악으로 되살아난 코로나 시대의 희망 [종합]

입력 2020-11-20 12:55   수정 2020-11-21 11:53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음악으로 또 한 번의 희망을 전한다. "삶은 계속된다, 그러니 함께 살아내자"는 외침이 음악으로 되살아났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새 앨범 'BE(Deluxe Edition)'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어깨 수술 이후 회복 중인 슈가는 참석하지 못했다.

싱글 '다이너마이트' 이후 약 3개월 만의 컴백. 제이홉은 "항상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설레고 낯선 기분이 들지 몰랐다. 그래서 더 뜻깊고 반가운 자리다"라고 벅찬 컴백 소감을 밝혔다.

신보 'BE'는 지난 2월 '온전한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한 이야기를 담은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과 지난 8월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활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담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는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앨범에 투영했다.

데뷔 앨범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솔직한 시각과 생각을 앨범에 녹여 전 세계 음악 팬들의 마음을 한 데 모았던 방탄소년단은 이번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져 버린 현재를 느끼는 그대로 그려냈다. 'BE'는 '~이다', '존재하다'라는 뜻으로, 형태를 규정하지 않고 열린 의미를 가진 단어다. 지금 이 순간 방탄소년단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라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RM은 "'BE'는 '다이너마이트' 전부터 기획했다. 활동을 병행하며 앨범을 제작했다. 영상이나 작업 프로세스, 회의하는 과정을 최대한 러프하게 많은 분들과 공유했다. 유튜브나 V앱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펼쳐나가는지를 처음으로 보여드렸다. 보는 분들이 이런 비대면 상황에서도 같이 함께 만들었다는 기분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앨범으로 가장 핵심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떤 일이 와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여름엔 무겁고 우울한 곡보다는 흥겹고 신나는 걸로 우울함을 떨치고 싶어 디스코 장르의 '다이너마이트'를 냈다. 이번 앨범은 조금 결이 다르게 무게가 있다. 단단하고 나름 진중하게 위로를 건네는 곡이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뻔한 말이지만 준엄한 진리를 담아내려 했다"고 강조했다.

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서글픈 감정이 드는데 그런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담은 앨범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녹였다. 삶은 계속되니 우리 모두 행복한 것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으로 앨범 작업 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비대면이고, 매번 공연을 다니면서 계속 우리가 유지했던 피지컬한 커넥션이 끊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집이 소스를 공유하는 것과 비슷하게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이번 앨범으로 더 많은 분들이 커넥션을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BE'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지민은 "예고없는 상황이라 많은 분들이 힘들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던지고 싶었다. 목표가 있다면 이번 앨범을 내고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뚜렷한 목표보다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앨범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전곡을 작사·작곡함은 물론 분야별로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맡아 앨범 기획부터 콘셉트, 구성 등의 작업에 적극 참여했다. 제작 전 과정에 방탄소년단의 손길이 깃든 결과물이다. 진은 작업 당시를 회상하며 "즐겁게 했다. 곡도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작업해서 그런지 현재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음악 총괄을 맡았던 지민은 "슈가 형이 제안해줘서 PM을 맡게 됐는데 별다른 큰 역할을 한 건 아니고 멤버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회사에 보내고, 또 회사의 의견을 멤버들에 전하는 간단한 역할을 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비주얼 총괄이었던 뷔는 "아미분들에게 더 멋있고 의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과정이 쉽지만은 안핬다. 하지만 멤버들과 아미분들이 응원해줘서 잘 끝마칠 수 있었다"면서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편안한 모습을 많이 구상했다. 예전에 여행을 갔을 때 폴라로이드를 들고 간 적이 있었다. 멤버들을 몇 장 찍었는데 참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기에 RM이 '방' 콘셉트 아이디어를 내줬다. 각 방에서 콘셉트를 정해 예쁘게 찍어보면 어떨까 했는데 정말 이번 앨범 개별 콘셉트 포토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영상을 통해 전 세계 미래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연설에서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황은 자신들 역시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설 말미 멤버 전원이 "Life goes on(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Let's live on(우리 함께 살아냅시다)"라고 외치며 뜨거운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은 당시의 연설 내용과 궤를 같이 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 'BE'로 달라진 현재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일상을 찾고 상상해보자고 노래한다. 진지한 메시지이지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또 한번의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앞선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노래와 춤으로 자유와 행복을 찾자고 말한다면, 이번 타이틀곡 'Life Goes On'은 더 나아가 방탄소년단의 솔직한 심정과 진심을 그린다. 코로나19 상황을 살아내고 있는 모습들이 있는 그대로 전하며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위로가 울림을 안긴다.

방탄소년단 역시 코로나19로 큰 좌절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예정했던 월드투어가 취소되면서 아미(공식 팬덤명)과의 만남이 어려워졌다. 지민은 "큰 좌절을 했다. 공연하고 팬분들을 만나는 게 내겐 굉장히 큰 의미이자 꼭 내가 하고 싶고, 해야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못하게 되니 내가 무엇인지 모르겠더라"고 고백했다. 좌절감은 멤버들 덕에 이겨낼 수 있었다. 지민은 "작업을 하면서 멤버들이랑 더 많이 이야기했다. 모여서 술 한 잔 하면서 앨범 외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했던 것들이 많은 위로가 됐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이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싶은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 그렇게 좌절했던 것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했다.

'Life Goes On' 뮤직비디오에는 방 안에서 멀리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 먼지 쌓인 자전거, 과거 공연을 했던 차창 너머 대형 스타디움, 관객 없는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 등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멈춰버린 이들의 상황이 담긴다. 뮤직비디오 감독은 멤버 정국이다.

정국은 "아직 감독님이라기엔 아직 쑥스럽다. 평소에 영상 찍는 걸 좋아해서 뮤직비디오를 맡게 됐다. 맡았으니 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 했다. 'Life Goes On'이라는 곡을 들었을 때 현실감과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토대로 감독님, 연출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멤버들한테도 개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면을 물어보고 의견들을 반영하려고 했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취소되고 아미들을 못 봐서 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감정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내가 찍은 영상이 뮤직비디오로 나온다니 신기하고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토대로 개인적으로 멋진 뮤직비디오를 찍어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고 밝혔다.


스타디움 투어, 미국 빌보드 '빌보드 200' 1위에 이어 '핫 100' 정상까지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목표는 이제 '그래미 어워즈'를 향한다. 오는 25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가 발표되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이 노미네이트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미국 매체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레코드 오브 더 이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AP통신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진은 "더 이루고 싶은 건 그래미인 것 같다. 감사하게 빌보드 '핫 100'이라는 성적도 있지만 이제 곧 그래미 후보 발표가 되는데 거기서 우리의 이름이 한 번 불렸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RM은 "그래미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스스로도 얘기하고, 멤버들과도 대화했다"면서 "서른 초반이 되면 귀가 닫힌다는 말을 하더라. 아직 닫힌 나이는 아니지만 연습생, 중·고등학생 때 치열하게 보고 들었던 무대들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그때 본 그래미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 막연하게 그래미를 꿈꾸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제이홉은 "욕심이나 야망일 수도 있는데 그룹 관련한 상을 받으면 좋겠다는 꿈은 항상 있었다. 사실 너무 중요한 부분이라 받는다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RM은 "어떤 음악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앨범을 한 장씩 낼 때마다 나오는 방탄소년단의 생각, 그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음악 또한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RM은 "우리는 좀 두고 본다. 마치 막걸리 같다. 회사도 방시혁 PD님도 '맵 오브 더 솔' 시리즈를 하면서 우리가 어떤 정서를 갖고, 위기에 처하고, 생각하는지 잔여물들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발효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활약상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겸손했지만 결과에 분명한 자신과 확신이 있었다. RM은 "'핫 100' 1위는 요행이라던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되는 결과는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우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류가 아닌 분들이나 밖에 있는 분들이 더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으로서 우리의 위치를 잊어버리기 쉬운 순간들이 많이 온다. 너무 붕 떠서 허탈감이 오기도 하고, 팬분들을 대면하지 못하니 정말 1위를 한 건가 싶기도 하더라. 그러나 계속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면 우리가 누구인지 잊지 않고, 두 다리를 땅에 붙여야 한다. 전 세계 분들에게 유의미한 발자취나 잠시의 위로를 드리는 게 우리의 일이고 동시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BE'는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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