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상 첫 '마이너스 국채' 발행

입력 2020-11-20 17:16   수정 2020-11-21 01:17

중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의 국채를 발행했다. 유로화 표시 국채 판매에 유럽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빠른 경기 회복 덕분에 중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9일 40억유로(약 5조3000억원) 규모의 유로본드(유로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7억5000만유로 상당의 5년물 국채는 연 -0.152% 금리로 발행됐다. 20억유로어치 10년물 금리는 연 0.318%, 12억5000만유로어치 15년물 금리는 연 0.664%로 책정됐다. 모두 연 1% 미만의 초저금리다. 중국 국내 기준금리인 연 3.85%보다 훨씬 낮다.

중국 정부는 2004년 이후 유로본드 발행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11월 재개했다. 작년과 올해 발행 규모는 40억유로로 같지만 지난해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없었다. 당시에는 7년물 금리가 연 0.197%로 가장 낮았다.

이번에 발행한 3종의 국채 가운데 10년물과 15년물은 유로본드 전문 결제 시스템인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을 활용했다. 마이너스 금리인 5년물은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운영하는 중앙금융시장기구(CMU)를 통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 유지를 지원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3종의 국채는 런던, 룩셈부르크, 홍콩거래소에 각각 상장된다.

대표 주관사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번 국채 발행에 160억유로 이상의 자금이 몰려 경쟁률 4.45 대 1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 회복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60% 이상이 유럽에 기반을 둔 기관투자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이번 마이너스 국채 발행이 성공한 것을 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율 넣어야 하는 안전자산으로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이면 만기에 원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그런데도 투자하는 이유로는 △기관투자가들이 안전성이 높은 자산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점 △보유 기간에 시중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등으로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매각해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그동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유럽과 일본에선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자주 발행됐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시중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채권 수익률이 낮아져 마이너스 금리 국채 발행이 더 용이해진 상황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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