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따뜻하게 건넨 공감과 위로의 선물

입력 2020-11-22 15:18   수정 2020-11-22 15:20

일의 기쁨과 슬픔(사진=방송화면 캡처)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네 번째 작품 ‘일의 기쁨과 슬픔’이 저마다의 고민을 떠안고 현재를 버티는 작고 평범한 나와 우리에게 ‘존경’을 표하며, 공감과 위로의 선물을 건넸다.

지난 21일 방송된 ‘일의 기쁨과 슬픔’(연출 최상열, 극본 최자원)에서는 ‘꼰대’스러운 회사 시스템과 동료들 사이에서 지쳐가는 안나(고원희), 엑시트(exit, 지분매각) 기회 앞에서 갈등하는 우동마켓 대표 데이빗(오민석), 월급을 포인트로 대신 받은 이지혜(강말금), 완벽하고 싶어 더 힘들었던 케빈(김영) 등 제각각 다양한 사정을 떠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흘러갔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공감력 최고의 대본, 현실적 감성에 따뜻한 시선을 불어넣은 연출, 그리고 현실에 녹아 든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어느새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스며들었다.

판교 스타트업 중고거래 앱 우동마켓 기획팀에서 일하는 안나는 수직적 조직을 탈피하기 위해 영어 이름을 부르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본명을 사용했다. 그래서 “일상의 자아와 분리 가능한 새로운 영어 이름을 지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대표 데이빗과 이사 앤드류(송진우)가 시도 때도 없이 부르는 이름과 무슨 일만 생기면 나오는 케빈(김영)의 한숨에 숨이 막히기 때문.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의 밸런스를 찾으라”는 제니퍼(김보정)의 조언도 쉬운 건 아니었다.

안나는 데이빗의 지시로 어뷰징으로 의심되는 유저 ‘거북이 알’ 이지혜(강말금)를 만났다. 그 많은 물건이 어디서 나느냐는 질문에, 지혜는 뜬금없이 “나 포인트 엄청 많아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을 걸?”이라며 식사를 제안하더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나의 휴대폰 배경화면에 있던 ‘알프’, 즉 알렉세이 스미르노프가 그 시작이었다.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는 지혜는 조운범 회장(류진)으로부터 다음 분기 특진 보장을 조건으로 ‘알프’ 내한 공연을 성사시키라는 미션을 받았다. 그가 아시아 투어를 한다는 소문에 회장의 SNS에 엄청나게 많은 댓글이 달렸기 때문. 지혜는 “직장생활 15년 하면서 제일 열심히 일했던 게 그때”라고 회상할 정도로 섭외에 열을 올렸고 마침내 공연을 성사시켰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먼저 공지했던 게 화근이었다. 회장실로 호출된 지혜는 자신의 SNS에 제일 먼저 알리고 싶었던 조운범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특진이 취소됐고,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났다. 진짜 사건은 그 다음이었다. “사람들이 포인트를 그렇게 좋아한다며?”라던 조운범이 포인트로 월급을 지급하겠다는 것. 농담인줄 알았던 그날의 일은 월급날 현실이 됐다. 그리고 지혜는 직장 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너무 막막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날은 밝았고, 여전히 이 세상에 존재한 채 출근도 해야했다. 커피도, 밥도 포인트로 먹었다.

하지만 “돈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스템의 포인트”라 생각한 지혜는 포인트를 다시 돈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직원 할인으로 ‘근무 시간’에 물건을 샀고, 최저가보다 낮게 올려 ‘점심시간’이나 ‘외근’시 직거래를 했다. 그리고 ‘퇴근’하면 거북이처럼 아름다운 것을 봤다. 나름대로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밸런스를 맞춘 그녀만의 방식이었다. 그렇게 지혜는 우동마켓의 헤비 유저 '거북이 알'이 됐다.

안나는 모두가 힘들고,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문득 늦은 저녁 ‘혼밥’하던 케빈이 떠올랐다. 그 역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케빈이 좋아하는 레고를 사과의 선물로 건넨 안나에게 그 역시 “저도 미안해요. 잘하려다 보니까 어찌됐던 예민하게 굴어서”라며 사과했다. 두 사람의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파격 조건으로 엑시트를 제안 받은 데이빗은 우동마켓을 선택했다. 안나는 월급날 좋아하는 클래식 공연 티켓과 공연을 보러가기 위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완전히 해결된 건 없고, 여전히 고민은 삶에 부유할 것이다. 하지만 안나는 그렇게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에 밸런스를 찾았다. 그리고 오늘도 하루를 존경스럽게 버티는 시청자들에게 밸런스를 돌아볼 시간을 선사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에 이어, 오는 26일 목요일 밤 10시40분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 5번째 작품 ‘고백하지 않는 이유’가, 28일 토요일 밤 10시30분 6번째 작품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이 KBS 2TV에서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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