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이어 지역화폐도…예산심사 곳곳 '파행'

입력 2020-11-22 17:17   수정 2020-11-23 09:15

국회가 한국판 뉴딜, 지역화폐, 공공의대 등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는 사업의 예산 편성을 놓고 곳곳에서 파행을 빚고 있다. 각 사업의 예산을 반드시 깎겠다는 야당과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여당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며 버티고 있어 예산 심사 공전(空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넘겨 ‘지각 처리’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화폐 사업 등 두고 공방 치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달 30일 전에는 예산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긴다는 목표로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예결위 의결이 계획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주요 사업 예산을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지역화폐 사업이다. 지난 19일 예결위 예산안 조정소위에선 지역화폐 사업의 적정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내년 전국 지역화폐 규모는 15조원에 달한다. 국가가 사용금액의 10%를 지원하는 만큼 올해 700억원대였던 지원 예산이 내년 1조521억원으로 15배가량 늘어난다. 야당은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며 대거 삭감하지 않으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조세연구원의 연구 결과로 효과가 없다는 게 이미 밝혀졌다”며 “전 세계에서 중앙정부가 지역화폐를 지원하는 나라가 있으면 하나만 불러보라”며 심사에 참여한 행정안전부 차관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도 “국가가 전 국민에게 10% 할인권을 주는 돈 살포 의미밖에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활성화 효과 등이 충분히 검증됐다며 감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역의 소비나 유통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주장도 많았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지역 경제 여건에 좋은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예결위 간사도 “국가경제-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좀 만나보라”고 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단기 공공 일자리 사업을 두고도 여야 의견이 엇갈린다. 야당은 “청년, 포스트 코로나, 지역 같은 이름을 막 붙여서 각 부처가 앞다퉈 단기 일자리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벼르고 있는 반면 여당은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에 충분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심사도 파행 거듭
6000억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펀드 예산에 대해서도 여야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혁신모험펀드 등이 5조원 이상 남아 있는 데, 추가로 뉴딜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없다”며 대폭 감액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핵심 국정과제 사업인 만큼 절대 손댈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예결위 전 단계인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도 여야는 공방만 벌이다 결국 의결조차 하지 못하고 단계를 건너뛴 바 있다. 예산안은 예비심사 의결을 거친 후 예결위로 넘어가도록 돼 있지만 여야 대치로 국회 절차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셈이다.

공공의대 사업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안은 정무위와 마찬가지로 예비심사 의결을 하지 못했다. 공공의대 설계비 예산을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안에 담긴 공공의대 설계비 예산에 대해 공공의대 설립 법안이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예산이 책정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은 “공공의료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면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공격했다. 결국 90조원대의 복지위 예산은 상임위 예비심사 과정 없이 예결위로 직행했다. 예결위에서도 비슷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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