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장사, 연말에 달렸는데…대목 사라진 美·유럽

입력 2020-11-23 17:23   수정 2020-11-24 02:31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메이시스백화점. 추수감사절(26일) 연휴를 앞두고 큰 폭의 할인 판매를 시작했지만 분위기는 예년과 180도 달랐다. 손님이 별로 없어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였다. 뉴욕포스트는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집에 머물러서) 안전한 게 낫다(better safe than sorry)는 게 연말 쇼핑가 풍경”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미국 유럽 등에서 연말 대목이 사라지고 있다. 연중 최대 쇼핑 기간이 시작됐지만 적어도 오프라인 매장에선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서만 306만5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하루 15만~20만 명씩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11월 전체로는 400만 명을 넘길 전망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 80만 명에 못 미쳤지만 하반기부터 급증세다. 코로나 사망자도 이달에만 2만5400여 명 나왔다.

캘리포니아 뉴햄프셔 미네소타 등 여러 주(州)에선 모임 금지 등 추가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나섰다. 뉴욕에서도 식당 등 비필수 업종의 셧다운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주일 평균 감염률이 3%를 넘으면 즉각 봉쇄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추세로는 추수감사절 직후 단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한 해 매출의 20~50%를 연말 대목 장사에 의존해온 유통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재고 상품을 큰 폭 할인해도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가 최근 소비자 4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이번 추수감사절 및 블랙프라이데이 연휴 중 가구당 지출을 평균 7%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1%는 매장 쇼핑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달 0.3% 증가(전 달 대비)에 그쳤던 소매판매가 최대 쇼핑 시즌이 낀 이달에 오히려 0.2%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트레이딩 이코노믹스)이 나온 배경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3000여 개의 연말 축제를 모두 취소했고, 다음달 말까지 봉쇄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지난달 말 전국 봉쇄령을 내렸던 프랑스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마저 1주일 순연했다. 크리스천 버슈렌 유럽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연말 쇼핑 시즌만 바라봤던 의류 소매업체 가운데 최대 30%가 부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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