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기업 연쇄 디폴트에…中당국 "관련자 엄벌할 것"

입력 2020-11-23 17:40   수정 2020-11-24 01:09

중국 금융당국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지방 국유기업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해 “관련자들이 책임을 다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울러 국유기업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23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안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채권시장 발전과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금안위는 중국의 최상위 금융감독기구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가 관장한다.

금안위는 최근 국유기업의 디폴트 사태가 시기적이거나 구조적 문제뿐 아니라 발행 기업들의 행위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무관용’의 자세로 시장 공정과 질서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사기적 채권 발행, 허위 정보 유포, 악의적 자산 은닉, 자금 유용 등 각종 위법 행위를 엄격히 조사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안위는 또 발행 기업과 주주, 금융회사, 중개회사 등에 법규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부처 간 협력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위험을 조기 발견해 조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적으로는 국유기업들이 스스로 개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선 허난성 보유 광산회사인 융천석탄발전그룹이 지난 10일 만기가 된 10억위안(약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지 못했다. 이 회사는 신용등급 AAA에다 지난 9월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 470억위안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표시했다. 금융당국은 융천그룹을 비롯해 채권 발행 주관사인 하이퉁증권, 주거래은행인 싱예은행과 광다은행, 신용평가사인 중청신, 감사인인 시그마회계법인 등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융천그룹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주도한다고 했던 칭화유니그룹이 13억위안(약 219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일부 원금과 이자만 갚고 나머지는 6개월 연장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20일에는 랴오닝성 주력 기업인 화천자동차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두 회사 역시 신용등급이 AAA였다.

앞서 지난달에는 칭하이성 국유자산투자관리공사, 선양시 성징에너지발전 등도 채무 불이행에 빠졌다.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지방정부가 소유한 대형 기업의 잇따른 디폴트 사태로 지방정부의 보증과 중국 신용평가 기관들의 신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선 올 들어 디폴트가 속출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회사채 규모가 1570억위안에 달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그동안 사상 최대였던 작년의 1670억위안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안위의 이번 조치로 국유기업의 채무 불이행이 줄어들고 시장 불안감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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