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 급증했는데…민주노총 집회는 '봉쇄' 않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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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4 11:59   수정 2020-11-24 12:00

확진자 수 급증했는데…민주노총 집회는 '봉쇄' 않는 정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오는 25일 총파업과 함께 또 전국 동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14일에도 서울 내 30개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24일 정부와 여당은 민노총에 집회 자제를 촉구했지만 집회를 원천봉쇄하진 않을 예정이다. 지난 10월 보수단체가 주도한 개천절 집회 때 정부는 하루 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 버스 500대와 철제 바리케이드 1만여 개를 설치했고, 집회 당일엔 경찰 인력 1만2000명까지 동원해 일대를 완전히 봉쇄했다.

개천절 집회를 앞둔 지난 10월 1~2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일일 확진자는 각각 77명과 63명으로 현재보다 훨씬 적었다.

민노총 집회를 하루 앞둔 2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9명 늘어 누적 3만 1353명이다. 전날(271명)보다 78명이나 늘어났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 당국은 8·15 집회와 개천절 집회를 단속하던 기세로 민주노총 집회를 단속하라"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8·15 집회 때는 불심검문도 모자라 통신기지국까지 추적해 명단을 파악하고, 집회 주동자를 살인자라며 극언까지 서슴지 않던 정권이 왜 이번엔 대응이 미온적인지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3차 유행이 다가오는 마당에 민주노총의 도심 집회는 감염자 폭증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난 여름 8·15 집회와 10월 개천절 집회가 대규모 감염의 온상이라고 대대적 비판에 나섰던 범여권이 이번에는 많이 조용하다"고 비판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집회 하루 전인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했지만 집회·시위의 집합금지 기준은 1.5단계와 마찬가지로 '100명 이상'으로 유지한다.

다만 서울시는 서울 전역의 10인 이상 집회를 24일 0시부터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도 민노총 집회와 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방역 기준을 위반하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서울시 방역수칙에 따라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강행하겠다면서도 "여의도를 중심으로 예정했던 총파업 서울대회는 서울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소 앞에서 방역 가이드를 준수하며 기자회견과 선전전 등으로 전환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SNS를 통해 "노동자 권리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지금은 국민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 "내일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집회 재고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 협조보다 더 큰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는 없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역에는 그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며 "우리 아이들의 수능이 목전에 다가왔고 영세 상인은 가게 문을 닫고 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희생으로 힘겹게 쌓아온 방역의 탑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방역을 흔드는 집회에 무관용의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찰은 다시 한번 시위 자제를 위해 민주노총과의 소통해 달라"고 했다.

앞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보수집회는 막고 진보집회는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중잣대라기보다 코로나19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가면서 '완전히 종식시키기 거의 불가능한 바이러스다'라는 것을 점차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해서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고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로 전환하겠다고 10월에 발표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대응의 원칙이나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8월 집회와 11월 집회를 단순하게 비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지난 14일 민노총 집회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늘었지만 방역당국은 집회 영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는 19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산은 민노총 집회와 무관하며 석달 전 광복절 집회 탓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확진자들의 GPS를 분석한 결과 핼러윈데이나 지난 주말 도심 집회(민노총 집회)와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8·15 광복절 집회 당시 (확진자 수가) 많이 발생해서 아마 지역사회에 꽤 많이 잔존 감염을 시켜놨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최근 발생하는 소규모 다발성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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