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성장주 구분 옛말…이젠 시매틱 시대"

입력 2020-11-24 17:19   수정 2020-11-25 01:53

국내외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은 수십 년간 주식을 ‘가치주냐 성장주냐’ ‘대형주냐 중·소형주냐’로 구분했다. 이 틀에서 ‘대형성장주 펀드’ ‘중소형가치주 ETF’ 등 수많은 상품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최근 이런 전통적 구분법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8월 2017년부터 운용해 오던 랩어카운트 상품명을 ‘아시아성장가치랩’에서 ‘액티브씨매틱아시아랩’으로 바꿨다. ‘성장’ ‘가치’란 말 대신 ‘씨매틱’이란 생소한 용어를 등장시켰다. 영어 단어 ‘Thematic(시매틱: 테마·주제)’에서 따온 말이다.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 이사는 “가치주와 성장주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정확히 구분하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투자 스타일이 가치주와 성장주라는 모호한 틀로는 규정이 어렵다고 보고 ‘시매틱 투자’라는 대안을 만들었다”고 했다.

신영증권의 시매틱 투자는 종목을 고를 때 구체적인 주제(테마) 설정에서 시작한다. 일반 테마주와는 다르다. 지금까지 테마 상품은 유행하는 트렌드나 테마를 정해 그와 관련된 종목을 담았다. 하지만 신영증권의 시매틱 랩 상품은 10개 안팎의 주제를 정해, 주제당 가장 적합한 종목을 1~2개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짠다. 랩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와 달리 종목은 12~15개 정도로만 구성된다.

예를 들어 중국 소비주에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테마 펀드가 담고 있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시매틱 투자는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중국의 중산층이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로 시작해 가지치기를 해 나가는 식이다.

신영증권 자산운용팀이 주목한 것은 중국의 장례(묘지) 사업이었다. 김 이사는 “중국은 오랫동안 화장(火葬)을 장례 풍속으로 이어 왔지만 중산층이 늘고 소득이 올라가면서 고급 장례 서비스와 묘지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신영이 찍은 종목은 중국 최대 장례업체인 푸서우위안(복수원)이다. 2013년 홍콩증시에 상장된 푸서우위안은 최근 5년간 60% 정도 올랐다.

태양광과 관련해서도 신영증권은 이미 수년 전 종목을 발굴해 투자해 왔다. ‘태양광 산업이 뜰 텐데 가장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어디일까’로 출발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폴리실리콘 원가가 세계에서 가장 싼 기업을 찾아냈다. 뉴욕증시에도 상장된 태양광 업체 다쵸뉴에너지는 2010년 10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올 들어 네 배 이상 뛰었다.

랩 수익률도 높다. ‘액티브씨매틱아시아’의 1년 수익률은 65~85%에 달한다. ‘액티브씨매틱차이나’는 91~116%, ‘액티브씨매틱코리아’는 27~32% 수준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기업만 투자한다’는 원칙에 따라 투자 지역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으로 제한했다. 김 이사는 “액티브 상품은 벤치마크만 넘기는 수준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족할 정도로 압도하는 수익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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