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커피 기업 주가도 흔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카페 폐쇄로 이어지며 오프라인 매출이 추락한 탓이었다. 증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동안 커피 기업의 희비는 엇갈렸다. 미국의 스타벅스처럼 연초 주가를 가뿐히 넘어선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일본의 도토루처럼 여전히 주가가 3월 저점에서 머무르는 기업도 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스타벅스도 타격을 받았다. 연초 9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는 3월 18일 56.33달러까지 떨어졌다. 한 달도 안 돼 주가 37%가 빠졌다. 회복은 빨랐다. 9월 9일 87.71달러로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1일에는 98.60달러로 사상 최대 주가를 찍었다.
빠르게 회복된 실적이 주가에도 반영됐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기간에도 매장 개수를 늘렸다. 새로 연 매장에서 닫은 매장 개수를 뺀 순 신규 매장 개수가 3·4분기 합쳐 390개다. 매출 감소율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3분기에는 매장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65% 감소했으나, 4분기에는 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나스닥에 상장된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도 연초 주가에 근접했다. 이 기업은 캐나다의 국민 커피 체인점인 팀 호튼을 소유하고 있다.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은 24일 전일대비 0.17% 오른 59.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이전 고점인 66.41달러(2월5일)까지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3월 11일 32.74달러로 주가가 반토막 난 이후 80% 넘게 오른 값이다.
코로나 ‘집콕’에 따른 홈카페 열풍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맥심, 카누를 만드는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재택근무로 맥심이 회사나 야외에서 소비되는 비중은 줄었지만, 홈카페 수요는 늘어났다. 코로나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스위스 시총 1위인 네슬레는 코로나19 이후 낙폭이 가장 적었다. 지난 3월 11일 93.83스위스프랑으로 저점을 찍었다. 연초 108달러보다 13.8% 하락한 가격이었다. 같은 기간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는 37%, 스위스 증시를 보여주는 SMI 지수는 21% 떨어진 것에 비해 낙폭이 적었다. 회복도 빨랐다. 7월에 이미 108달러를 넘어서며 연초 주가를 회복했다.
네슬레의 대표 상품인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 커피머신이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수요를 유지한 덕분이다.
도토루 커피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 이유다. 도토루 니치레이 홀딩스는 지난 6~8월 13억엔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는 19억엔 흑자였다. 도토루 커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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