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 '영끌'한 공공재개발…관련 법안은 국회 계류 중

입력 2020-11-25 10:14   수정 2020-11-25 10:23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으로 제시한 공공재개발 사업이 국회 문턱에 걸렸다.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 시내 재개발 사업지를 대상으로 후보지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하다시피 했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 일정상 연내 처리가 어려울 수도 있어 내년 이후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법(도정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계속심사’ 안건으로 넘어갔다. 국회 일정을 보면 법안심사 소위가 다시 열려서 올해 안에 국회 문턱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공재개발은 정부가 ‘5?6 공급대책’을 통해 처음 제시했고 지난 ‘8?4 공급대책’으로 정비구역 해제지역까지 대상범위를 넓히면서 적극적으로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현재 60곳이 후보지 신청을 냈고 다음달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내용이지만 법안 처리 부문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은 용적률을 법적 기준보다 20% 더 받고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사업비 융자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다.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 법안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반대도 있는데다가, 국회 법안 심사 검토과정에서 법안에 대해 자구 수정 차원을 넘는 이견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공공재개발 사업을 하면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50% 이상을 공공임대나 지분형주택 등으로 공급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전문위원은 “지분형주택은 자금이 부족한 집주인이 내몰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기에 조합원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원래 재개발 사업에서 일정 비율을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이 있으나 공공재개발 사업은 이와 별도로 공공임대 건설 비율을 추가해 현장에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공재개발 사업이 시작되고 나서 들어온 조합원에 대해선 분양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국회는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재개발 속도를 높여야 하는 국토부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다. 국토부 측은 “중요 법안인 만큼 국회에서 조속히 법안이 통과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공재건축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천 의원이 발의한 다른 도정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도 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정법 개정안도 전날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속 심사 안건으로 보류됐다. 이 법안은 6·17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재건축 조합원의 실거주 의무를 담았다. 재건축 조합원이 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주택에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도 조합원의 거주 의무라는 민감한 내용을 담았으나 처리가 미뤄져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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