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젠트 경영권분쟁 심화…석도수 대표 "지배구조 개선하려 하자 해임돼" 주장

입력 2020-11-26 17:35   수정 2020-11-26 17:37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어려울 때 사재까지 출연해 회사 살렸는데 갑자기 해임시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한국 진단키트 업체들의 '몸값'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 솔젠트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2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솔젠트를 공동경영 하는 WFA투자조합과 코스닥 상장사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주식회사(EGDC)가 솔젠트 경영권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WFA투자조합과 EGDC는 각각 솔젠트의 지분을 20%씩 보유한 상황이다.
"솔젠트 주주연합 불만 극에 달해"

석도수 WFA투자조합 대표는 "5년 전 솔젠트가 어려울 때부터 사재까지 출연하며 회사를 살리고자 고군분투했다"며 "그 과정에서 EDGC와 몇몇 창업투자회사들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일궜다"고 말했다.

그는 "올 3월 임기 3년에 스톡옵션까지 받으며 공동대표로 재신임 받아 경영하던 중 8월 이사회에서 갑자기 나를 해임시켰다"며 "EDGC 측이 솔젠트와 사업 연관성이 낮은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내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게 이유"라고 주장했다.

내년 솔젠트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증권에서 현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된다는 권고를 했다. 양측 균열을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게 석도수 대표의 설명이다. 반면 EDGC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배임·횡령 이슈가 가장 큰 계기라며 맞서고 있다.

석도수 대표는 "당시 솔젠트 이사회는 저와 EDGC 부사장을 맡고 있는 유재형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고 EDGC 헬스케어의 이명희 대표이사가 솔젠트의 이사로, EDGC의 또 다른 임원이 솔젠트 감사를 맡았다"면서 "사실상 EDGC의 종속회사와 같은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 상장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경영 주체인 EDGC 측은 마치 솔젠트가 자회사인 양 경영했다"며 "솔젠트 주주의 이익보다는 EDGC 주주 이익을 위해 경영상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불만이 솔젠트 주주들 사이에 팽배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솔젠트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EDGC 측에서 발표를 못하게 막고, 대신 EDGC 홍보팀에서 실적을 발표해 EDGC 주가만 급등시켰다"면서 "장외에서 거래되는 솔젠트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해 솔젠트 주주연합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부연했다.

석도수 대표는 "제가 EDGC 측으로부터 해임을 당하고 근거가 미약한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까지 당하자 WFA투자조합과 소액주주연합이 연대해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청을 한 상태"라며 "현재 저와 WFA투자조합, 소액주주연합에 의결권을 위임한 지분만 50%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EDGC 대한 주주들의 반감이 표로 집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사회로부터 억울하게 배임횡령 혐의까지"

석도수 대표는 "위기감을 느낀 EDGC 측은 솔젠트 이사회를 통해 우리사주 조합원 약 60명을 상대로 200만주의 유상증자를 주당 2500원에 결의했다. 동시에 450만주(총 발행주식의 약 40%)에 달하는 일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주당 4000원에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 와중에 우리사주 조합원들에게 최대주주 지분보다도 많은 25%의 유상신주를, 그것도 장외 시세의 8분의 1가격으로 배정한 것은 지분 확대를 위한 명백한 배임행위"라고 규정했다. 현재 주주연합 측은 신주발행가처분금지 신청을 해둔 상태다.

그는 "솔젠트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은 7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에 비춰볼 때 주당 2500원 증자는 기업가치를 600억원으로 산정한 약탈적 증자"라며 "이는 우리사주 조합배정을 가장한 EDGC 측의 무모한 지분늘리기"라고 거듭 주장했다.

석도수 대표는 "회사에 350억원 가까운 현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자본 확충을 이유로 450만주에 달하는 유상신주를 시가의 4분의 1 가격으로 발행하기로 한 결정은 실권주 확보를 통해 편법으로 의결권 지분을 확대하려는 꼼수"라며 "솔젠트와 유사한 상장 진단키트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4000억~5000억원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사주조합에 대한 신주배정과 일반주주배정 증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EDGC 측 설명은 달랐다. ECGC는 "우리사주조합 건은 1년여 전부터 준비해 온 사안"이라며 "현재 우리사주조합 제3자 배정에 대한 건은 홈페이지 공고까지 진행됐으나 주주배정은 법령과 정관 상 의거한 방법으로 아직 공고되지 않은 사안이라 구체적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정관과 상위법령 상 진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발행가액 역시 '상증법에 의한 주식가치 평가보고서'를 통해 평가한 주식가치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GDC 측은 "법상 우리사주조합의 목적 자체가 '우리사주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해당 우리사주조합이 설립된 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과 노사협력 증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우리사주조합의 복지적 측면을 경영권 분쟁 측면과 연결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권주에 대해서는 우리사주조합의 이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실권주가 얼마나 발생할지, 또 실권주에 대해 어떠한 방법으로 배분할지 등 아직 우리사주조합 이사회에서 정해진 바가 없다. 우리사주조합의 규약을 준수해 이사회 개최 후 실권주 배분 방법을 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석도수 대표는 "저는 솔젠트 이사회로부터 억울하게 배임횡령 혐의까지 씌워졌다"며 "EDGC의 거수기로 전락한 솔젠트 이사회를 상대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또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빚어진 일체의 과정을 스크린해 위법, 탈법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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