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조주빈 1심 징역 40년…출소 앞둔 조두순 '12년형'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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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6 14:21   수정 2020-11-26 14:22

박사방 조주빈 1심 징역 40년…출소 앞둔 조두순 '12년형' 재조명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주빈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으면서 출소 앞둔 조두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현우)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과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주빈에 대해, 26일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3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억 6백여만 원의 추징금,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60시간 이수 등도 명했다.

재판부는 조주빈이 다수의 피해자를 유인·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장기간 동안 다수에게 유포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취득하면서, 다른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조주빈이 많은 피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혔고, 모방 범행에 따른 추가 피해에 노출되도록 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조주빈과 함께 기소된 박사방 공범들도 징역 7년~15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아직 미성년자인 이 모 군에 대해서는 소년범에 대한 법정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박사방에 대해 "조주빈과 그 공범들이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배포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구성원들이, 오로지 그 범행 목적만으로 구성하고 가담한 조직"이라며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인정했다.

이같은 판결은 지난 4월 조주빈이 미성년자 성 착취 등의 혐의로 처음 재판에 넘겨진 지 7개월여 만이다.

최근 아동 청소년 성범죄에 대해 중대하게 여기고 사회적 해악이 미칠 것 등을 두루 반영한 판결이라 볼 수 있다.

특히 12월 13일 출소하는 조두순이 초등학생 어린이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했음에도 피해자가 20대에 불과한 시점에 인근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공분도 커지고 있다.



당시 법원은 조두순이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감경(당시 형법에서는 심신미약 감경인정 하는 경우 반드시 법정형의 2분의 1을 감경해야함)을 인정해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전과 18범의 조두순에게 심신미약으로 감경 선고한 법원 역시 절대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국가, 사회, 법무부, 검찰, 사법부가 절대적 책임이 있는 사건에서 오롯하게 출소 후 상황에 대해 피해자에게 견뎌보라 하는 것은 국가의 제1의 임무인 국민 대한 보호를 저버리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조두순에 대해 최대 15년형도 가능했지만 검사는 항소를 포기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동안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촬영한 뒤, 텔레그램 '박사방' 회원들에게 돈을 받고 해당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주빈은 피해 여성들에게 고액 아르바이트나 조건만남 등을 빌미로 접근한 뒤,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 등을 확보하고 이를 유출하겠다며 협박하는 방식으로 성 착취물을 찍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주빈은 15살인 피해자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다른 이를 시켜 피해자를 만나 성폭행을 시도하게 한 혐의(강간미수·유사성행위)도 받는다. 또 공범인 사회복무요원 강 모 씨 등 2명으로부터 피해자들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와 피해자 3명에게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편지를 전달한 혐의(협박)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충격적인 것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언론사 대표와 전 시장 등 정치인에게도 접근해 금품을 빼앗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조주빈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을 속여 각각 1천8백만 원과 3천만 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조주빈은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를 통해 손석희 사장의 차량 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마치 손 사장의 차량이 CCTV에 찍힌 것처럼 보이는 가짜 자료를 만들어 손 사장을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손 사장에게 이 자료를 제시하며 뺑소니 의혹으로 번진 2017년 과천 사고와 관련성이 있다고 협박했고 손 사장은 이에 응해 금품을 건넸다.

과천 사고는 2017년 4월16일 손 사장이 당시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공터에서 후진을 하다가 견인 차량을 들이 받은 접촉 사고다. 손 사장은 즉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가 피해 차량 운전자가 쫓아오자 개인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했다. 이 사실은 지난해 1월 김웅 기자가 손 사장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손 사장은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동승자가 타고 있었다는 세간의 의혹에 "동승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을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손 사장은 ‘협박을 받았으면서도 왜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조주빈의 금품요구에 응했느냐’는 의혹제기에 대해 "조주빈이 김 기자와 친분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면서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의 위협을 했다"고 다시 해명했다.

그러자 삼성 측은 "삼성이 정말 배후에 있었고 협박까지 당했다면 손 사장이 신고는 물론 보도도 했을 것 아닌가"라며 "손 사장의 해명은 객관적 사실이나 전후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다. 삼성을 거론하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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