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축구영웅 마라도나…펠레 "언젠가 하늘에서 함께 공차게 될 것"

입력 2020-11-26 17:46   수정 2021-02-24 00:01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6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은 뒤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다. 현지 매체인 라나시온은 “이날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등번호 10번의 마라도나는 브라질 펠레(80)와 더불어 아르헨티나를 넘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난 그는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 데뷔해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쳤다. 작은 키(167㎝)임에도 몸이 다부졌다. 드리블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했다. 여기에 왼발 킥이 위력적이었다. 데뷔하자마자 그라운드를 평정한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의 만년 중하위권 팀이던 나폴리에 모든 트로피를 안겨줬다. 1986~1987시즌 구단 사상 처음으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1988~198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컵까지 들어올렸다. 선수 한 명이 팀 성적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사례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종교’처럼 추앙받게 된 또 다른 이유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우승은 마라도나가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마라도나는 월드컵 MVP로도 선정됐다. 은퇴 후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중동, 멕시코 등에서 프로팀을 이끌다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 힘나시아 라플라타 감독을 맡았다.

마라도나는 기행과 마약 등으로 점철된 영화 같은 삶을 살았다. ‘신의 손’은 여태껏 회자되고 있는 세계적 논란거리다. 1986년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4강전에서 마라도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뒤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다.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마라도나에겐 약물 스캔들도 이어졌다. 1994년 미국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해야 했고 마약 중독 치료도 몇 차례 받았다. 마약과 알코올, 비만 등으로 과거에도 심장 문제를 겪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전설을 잃은 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마라도나의 시신을 대통령궁에 안치하고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펠레는 “언젠가 하늘에서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트위터에 “전설이여 안녕”이라고 작별을 전했다. ‘리틀 마라도나’로 불렸던 메시는 2008~2010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고인과 감독, 선수로 지냈다. 포르투갈 출신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트위터에 “세계는 영원한 천재와 작별했다. 당신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썼다. 대한축구협회도 소셜미디어에 추모 메시지를 게시했다. 1986년 마라도나와 월드컵에서 맞붙었던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65)은 “축구계의 슈퍼스타, 태양이 졌다”며 애석해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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