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전세 첫 10억…강남 재건축 최고가 속출

입력 2020-11-27 17:16   수정 2020-12-04 16:29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전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가 대부분이어서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전셋값 급등세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노후 재건축 아파트 전셋값까지 크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잠실·압구정 재건축 단지도 신고가 행진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표적 강남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일 10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1978년 준공된 이 아파트의 전세 거래가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최고가인 9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이 뛰었다. 은마 전용 74㎡도 지난달 26일 9억원에 전세 신고가를 새로 썼다.

대치동 B공인 대표는 “현재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자녀 교육을 끝낸 세입자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마 전용 84㎡는 최고 11억원, 전용 76㎡는 최고 10억원까지 전세 호가가 오른 상태다.

송파구에서도 노후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신고가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88년 지어진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1단지 전용 83㎡ 전세는 지난 13일 10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6억원대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1978년 준공된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 전세 매물도 12일 신고가인 7억원에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인 6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전셋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 101㎡ 전세 매물은 21일 9억8000만원 신고가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17일 8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8000만원 뛰었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있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택하는 세입자가 많아 매물이 거의 없다”며 “조만간 전용 101㎡ 전세도 1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실거주 2년 의무 규제까지 영향
전문가들은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로 연이은 정부 규제와 우수한 학군을 꼽았다. 지난 7월 말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

‘6·17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재건축 실거주 의무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앞으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는 2년 동안 실거주한 경우에만 분양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세를 취소하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자녀들을 좋은 중·고등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전세 수요까지 겹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직전 주와 같이 전주 대비 0.15% 올랐다. 74주 연속 오름세다. 강남 3구 전셋값은 모두 0.2% 이상 뛰었다. 서초구와 송파구가 0.23%씩 올랐고 강남구는 0.20% 상승했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11·19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전세시장이 좀처럼 진정되고 않는 모습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낮은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에서 전세 대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서민들이 강남에 거주하는 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추세면 강남은 전셋값 20억원, 비강남은 전셋값 10억원을 돌파하는 단지가 쏟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부작용만 커지고 집값과 전셋값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임대차보호법 여파로 당장 필요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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