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보다 높게…삼성, 파운드리 '적층' 승부

입력 2020-11-29 17:40   수정 2020-11-30 02:08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2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의 전장(戰場)이 ‘초미세공정’에서 ‘패키징’으로 확대되고 있다. 초미세공정이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것이라면, 패키징은 일정한 면적(패키지)에 여러 칩을 쌓아 올리거나 효율적으로 배치해 더 많은 기능을 넣는 것이다. 최근 파운드리 서비스 영역이 ‘수탁생산’에서 ‘종합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패키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 패키징 서비스 늘린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고객사에 제공하는 패키징 서비스를 내년 말까지 4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능과 가격별로 패키징 서비스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패키징 서비스는 ‘엑스큐브(X-Cube)’라고 불리는 3차원(3D) 적층 기술이다. 전 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의 칩 여러 개를 위로 높게 쌓는 기술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위로 쌓는 기술은 아니지만 로직 부분 옆에 HBM(속도가 빠른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 두 개를 배치하는 ‘2.5D RDL’ 서비스 개발도 끝냈다. 가로·세로 5㎝ 칩에 HBM ‘8개’와 로직 부분을 배치하는 ‘아이큐브 8X(I-Cube 8X)’, 엑스큐브와 아이큐브의 장점을 혼합한 ‘엑스아이큐브(X/I Cube)’는 내년 말 서비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패키징 서비스 다양화를 위해 세계 2위 후공정 업체 앰코를 파운드리 협력사로 편입했다.
단위면적당 칩 저장용량 극대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패키징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은 TSMC와 회로선폭(전류 흐름을 컨트롤하는 채널 폭) 7㎚(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과 별도로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폭이 미세하면 할수록 더 작고 전력 효율이 높은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선폭을 7㎚에서 5㎚로 줄이는 데 약 2년이 걸릴 정도로 초미세공정은 기술 난도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패키징 기술력을 강화하면 선폭을 줄이지 않고도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예컨대 보통의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의 ‘로직’ 부분과 임시 저장소 역할을 하는 ‘S램(SRAM)’을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엑스큐브는 로직 부분 위로 저장장치를 쌓는다. 기존 기술과 비교해 단위 면적당 저장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TSMC와 경쟁 치열해질 것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업체 간 종합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파운드리사업은 설계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그치지 않고 전자설계자동화(EDA), 설계자산(IP) 공개, 디자인, 패키징 등 파운드리 전·후 공정을 협력사들과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패키징 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시장조사업체 욥디벨롭먼트에 따르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은 2019년 290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5년 420억달러(약 46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경쟁사인 TSMC도 패키징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TSMC는 최근 이사회에서 전·후 공정에 151억달러(약 16조7000억원)를 투자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TSMC는 삼성전자의 엑스큐브와 비슷한 ‘3D SoIC’란 기술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이르면 2022년 주요 고객인 구글, AMD와 3D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패키징 기술은 상당한 기간 삼성전자와 TSMC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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