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자 등 금융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 금융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은 3분기까지 -1061억원으로 적자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도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 금융비용이 연간 9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자 갚다가 회사 거덜날 판”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고금리 담보대출’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는 그러나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 지난해 금융비용은 768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의 약 1.3배 규모다. 이 탓에 순이익은 마이너스다.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은 -4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계상 현재가치할인차금까지 감안하면 연간 금융비용이 9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부담은 산업은행 등에서 받은 연 4% 고정금리 담보대출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018년 4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넘기면서 기존 대출을 갱신했다. 이때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등을 담보로 잡은 대출 약 4925억원에 대한 금리를 연 4%로 매겼다. 이 대출에 대한 이자만 연 197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였지만, 기준금리가 연 0.5%까지 떨어진 지금 담보대출 금리가 연 4%라면 상당한 고금리”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연 2% 중반 수준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최소한 신용대출 금리보다 담보대출 금리가 더 높은 기형적인 구조는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등에서 받은 신용대출 232억원에 대한 금리는 연 2.5%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담보대출 금리를 높게 받은 것은 회사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금리를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자 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기업 담보대출 총 4183건(76조8878억원) 중 금리가 4%를 넘는 담보대출은 270건(2조7514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3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산업은행이 금리를 재조정하는 것이 금호타이어 등 기업뿐 아니라 이들 회사의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이자 부담을 덜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 주가가 올라 서로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임현우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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