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은' 5만원권 왜?

입력 2020-11-30 17:43   수정 2020-12-01 02:12

시중에서 5만원권을 찾아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코로나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 1~10월 5만원권 환수율(환수액÷발행액)이 25.4%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5만원권 20장을 발행하면 이 중 5장 정도만 다시 회수된다는 의미다. 환수율이 높으면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된다는 뜻이고, 낮으면 유통이 둔화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환수율은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10월의 5만원권 환수율은 60.1%로 올해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2017년에는 57.7%, 2018년은 67.4%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충화 한은 발권정책팀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안전자산인 고액권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가계와 기업에서 5만원권을 교환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신 장롱이나 금고에 쌓아두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만기 1년 기준 예·적금 금리가 연 0%대로 떨어지며 은행에 돈을 맡기는 수요가 약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인출해간 5만원권을 다시 은행에 입금하는 금액 규모가 크게 줄었다.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받으면서 그날 정산한 수입을 은행에 입금하는 돈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옥지훈 한은 발권기획팀 과장은 “외국인 입국자가 줄면서 면세점·카지노 주변 점포의 5만원권 입금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환수율은 주요 국가 고액권과 비교해 유독 낮은 환수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만원권 환수율은 40~60%대로 비슷한 시기 70~90%의 환수율을 기록한 유로존의 100유로화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한은은 5만원권 발행이 11년차에 접어들어 1999년 발행을 시작한 유로화 등에 비해 새 돈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유통 과정에서 훼손된 폐기물량이 적은 데다 1만원권 등을 고액권으로 대체하려는 수요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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