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사단' 백악관 컴백…"오랜 친구들 뭉쳤다"

입력 2020-12-01 17:07   수정 2021-01-01 00:31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에 ‘오바마 사단’이 화려하게 컴백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 베테랑들이 바이든 내각의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료 집단을 ‘딥 스테이트(숨은 권력집단)’로 비난하며 배척했던 것과 달리 평생 공직에 몸담았던 바이든은 과거 손발을 맞춘 인력풀을 활용해 철저히 경력 중심 인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낸 만큼 오바마 사단의 상당수는 ‘바이든 사단’과 겹친다.


바이든은 대선 승리 후 백악관 비서실장, 외교안보팀, 공보팀 인선을 마친 데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경제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인선 특징은 오바마 사단과 바이든 인맥 중용, 가족 배제, 여성·유색인종 약진으로 요약된다.

우선 6명의 외교안보팀 전원이 이른바 오바마 사단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자는 오바마 정부에서 각각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2인자(부장관)였다.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할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내정자는 오바마 정부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출신이고 유엔주재 대사에 낙점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아프리카 차관보를 지냈다.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인 존 케리는 오바마 1기 국무장관을 지낸 중량급 인사다. 43세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도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 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 비서실장을 거쳤다. 뉴욕타임스는 “외교안보팀 6명 모두 오바마 정부의 베테랑”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랜 친구들이 다시 뭉쳤다”고 전했다.

경제팀과 공보팀 등도 예외가 아니다. 재무부 사상 첫 여성장관에 지명된 재닛 옐런은 오바마 대통령 때 미 중앙은행(Fed) 의장에 임명됐다. 재무부 부장관 후보자 월리 아데예모는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회의에서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을 지냈다. 흑인 여성 최초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발탁된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와 인도계 여성 최초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낙점된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 소장은 각각 오바마 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과 복지부 장관 자문관을 지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2014년 오바마 정부의 ‘에볼라 차르(에볼라 조정관)’였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오바마 백악관 공보국장을 거쳤다. 특히 클레인은 바이든이 상원의원일 때 인연을 맺은 31년 측근이다. 외교안보 ‘투톱’인 블링컨과 설리번도 부통령 시절 바이든의 안보보좌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경제자문위원에 발탁된 재러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우선주의센터(CBPP) 선임연구원과 헤더 보시 워싱턴공정성장센터 소장도 오랜 기간 바이든의 자문에 응해온 ‘바이든의 경제 교사’다.

워싱턴에 기반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 국무장관에 외교 경험이 전무한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사장을 낙점하고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기용하는 등 ‘깜짝 인사’를 자주한 것과 대조적이다.

바이든은 초대 경제팀 6명 중 5명을 여성(4명)이나 흑인 남성(1명)으로 채우고 백악관 공보팀 선임참모 7명을 모두 여성으로 발탁할 만큼 다양성을 중시하는 ‘멜팅폿(용광로) 인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후보자는 상원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측 대변인은 탠든 예산관리국장 지명자에 대해 “상원 인준 가능성은 제로(0)”라는 트윗을 올렸다. 탠든은 오바마케어(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이 법안 처리 과정에서 공화당과 마찰을 빚었다.

일부 진보단체는 여성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에 대해 중국과의 군사대결 추진 가능성, 방산업체와의 유착 등을 이유로 지명에 반대했다. 바이든은 아직까지 국방장관 후보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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