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으로 위기 넘자"…K스타트업에 해외 러브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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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01 17:24   수정 2020-12-02 19:03

"협업으로 위기 넘자"…K스타트업에 해외 러브콜 쏟아진다

작년 매출이 수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는 최근 일본 굴지의 종합상사그룹 계열사이자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A사와 손잡았다. 일본 대기업이 어반베이스와 협업에 나선 건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건축 도면 3차원(3D) 자동 모델링 기술’ 때문이다.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플랫폼업체인 애니펜은 네덜란드 완구업체 레고 계열사인 레고벤처스와 투자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초코잼 ‘누텔라’와 초콜릿 ‘페레로 로쉐’ 등을 만드는 세계 2위 제과업체 이탈리아 페레로그룹은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수펩과 투자 유치를 비롯해 ‘3D 프린팅 기반 푸드 스마트팩토리’ 기술 공동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해외 러브콜 이어지는 韓 스타트업
국내 벤처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투자나 제휴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대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국내 스타트업, 벤처기업과 손잡으려는 해외 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면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종합상사그룹 계열사 A사는 정보기술(IT)과 부동산서비스를 결합한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부동산 컨설팅과 인테리어 마케팅용으로 일본 내 수천만 가구의 2D 도면을 3D로 구현하기 위해서다. 어반베이스의 건축 도면 3D 자동 모델링 기술을 통해서다. 이미지 기반의 도면 파일을 인공지능(AI)을 통해 단 몇 초 만에 3D 영상으로 자동 변환해 주는 기술이다. 클릭 한 번으로 살고 싶은 주택에 가상으로 가구와 가전제품을 배치하거나 생활소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을 적용해볼 수 있다.

레고벤처스가 애니펜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는 것도 애니펜의 차별화된 기술 때문이다. 애니펜은 전문가나 고가 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도 일반인이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나만의 AR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탈리아 페레로그룹은 이화여대 산하 푸드 팩토리 플랫폼 기업인 수펩과 지분투자 및 공동 기술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수펩은 초콜릿 가공에 쓰이는 초저온 미세분쇄 기술을 비롯해 대체육 가공에 쓰이는 식품 소재 섬유화 기술, 바삭하거나 쫀득한 정도를 설계할 수 있는 ‘식감 맞춤형 식품 3D프린팅 기술’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어반베이스와 애니펜, 수펩 모두 한국무역협회가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간 투자 및 판로를 연결해 주는 ‘포춘 500커넥트’ 사업을 통해 투자 유치의 물꼬를 텄다.

골프화 깔창 ‘스마트인솔’을 개발한 솔티드는 무협 도움으로 아마존의 혁신제품 육성 프로그램인 ‘런치패드’로 선정됐다. 골프 스윙 때 무게 중심과 지면 반력 등을 AI로 분석해 골프 자세를 교정해 주는 제품이다. 스마트인솔은 지난 10월 13~14일 아마존 내 골프스윙 트레이너 부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형진 솔티드 대표는 “하루 수백 건의 주문이 쏟아져 제품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골프 유통기업과 350만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디지털 대전환 속 글로벌 협업 늘어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협업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흐름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상위 500개 기업 중 52.4%가 스타트업과 연계한 사업이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있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분석기관인 지놈이 발표하는 스타트업의 창업 생태계 순위에서 서울은 올해 20위에 올랐다. 작년 30위권 밖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22%다. 미국, 이스라엘, 중국에 이어 4위권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새롭게 떠오르는 다섯 곳의 글로벌 스타트업 핫스폿으로 싱가포르, 이스라엘과 함께 대한민국을 소개한 바 있다”며 “2025년까지 6조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조성해 비대면·바이오·그린 분야 혁신기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무역협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실리콘밸리와 비교해도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은 뒤처지지 않는다”며 “규제이슈만 해결되면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구민기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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