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검 출근하자마자 "원전 보고 받겠다"…권력수사 밀어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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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01 19:33   수정 2020-12-09 19:46

윤석열, 대검 출근하자마자 "원전 보고 받겠다"…권력수사 밀어붙이나


법원의 결정으로 1주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일성은 “‘국민의 검찰’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하자”였다. 검찰 구성원 전체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며 총장 부재 상태로 뒤숭숭한 검찰 조직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했다.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부재 중 있었던 업무 보고를 간단히 받았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등 주요 현안도 곧 보고받겠다고 했다. 오는 4일 검사 징계위원회가 예정돼 있어 아직 거취가 불명확한 상태지만, 그동안 해온 대로 권력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 “헌법 가치·정치적 중립 지키자”
윤 총장은 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가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 정지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자 불과 40분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윤 총장은 오후 5시10분께 대검으로 ‘늦은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업무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결정을 내려준 사법부에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평소에도 즐겨 쓰던 ‘헌법정신’이란 단어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전국 검찰 공무원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에도 나왔다.

윤 총장은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를 통해 “지금 형사사법 관련 제·개정법(수사권 조정)이 불과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며 “형사절차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충실히 준비해 국민들이 형사사법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검찰이 헌법 가치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평등한 형사사법’을 통해 ‘국민의 검찰’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하자”며 “저도 여러분의 정의로운 열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했다. 윤 총장은 오후 8시께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검찰 내부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가 검찰 내부통신망(이프로스)에 “추미애 장관님, 단독 사퇴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고, 임풍성 수원지검 검사는 “행동대원급 깡패 수사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윤 총장의 복귀는)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 사의 표명
윤 총장을 몰아내려던 추 장관의 시나리오에는 차질이 생겼다. 추 장관은 당초 2일로 예정됐던 윤 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일정을 4일로 미뤘다. 윤 총장이 연기를 요청한 것을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추 장관의 직무정지 및 징계청구 처분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고기영 차관이 사퇴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 차관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차관으로서 책임을 공감한다”며 전날 사의를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선 징계위의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고 차관이 징계위 소집을 막기 위해 ‘돌발 사표’를 냈다는 얘기도 나왔다.

법조계의 관심은 이날 법원과 감찰위의 결정, 고 차관의 사표 등 변수가 4일 열릴 징계위 심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물론 징계위는 총 7명의 위원 가운데 추 장관이 지명·위촉하는 인사가 5명을 차지한다. 추 장관 영향력 아래 놓인 위원들이 심의하는 만큼 추 장관 의중에 따라 징계위가 4일 윤 총장에게 해임 등 중징계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하지만 추 장관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형사법 전문가는 “감찰위의 권고 내용과 행정법원의 결정문을 종합하면 추 장관이 진행한 감찰은 단순 절차 문제를 넘어 직권남용 등의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게 요지”라며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원들이 추 장관의 ‘아바타’처럼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부는 이날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감찰이 진행됐고, 그 결과 징계 혐의가 인정돼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를 했다”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은 직무정지라는 임시 조치에 국한된 것” 등의 원론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인혁/안효주/남정민/강영연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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