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는 왜 30조원에 '슬랙' 인수하나 [안정락의 IT월드]

입력 2020-12-02 09:55   수정 2021-03-02 00:02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SW) 회사인 미국 세일즈포스가 기업용 메신저 업체인 슬랙을 277억달러(약 30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CRM 시장에서 20% 가까운 점유율로 SA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슬랙과 같은 협업 소프트웨어는 세일즈포스의 주력 사업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세일즈포스가 30조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슬랙을 인수하려는 것일까.
'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세일즈포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하면 기존 CRM 사업 등을 확장해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즉시 열리게 된다. 라울 카스타논 451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컴퓨터월드에 "IT 업체는 그동안 어느 한쪽 시장으로만 쏠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사실 고객은 양쪽을 다 이용한다"며 "두 업체의 핵심 역량을 더한다면 포괄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앤젤라 애셴든 CCS인사이트 수석 애널리스트도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하면 큰 힘을 받게 될 것"이라며 "슬랙의 통합 전략도 세일즈포스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랙은 MS의 협업 플랫폼 '팀즈'와의 경쟁에서 고전 중이다. MS의 팀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S 팀즈는 또 365 오피스 구독에 포함돼 무료로 제공돼 이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CEO는 "그들(MS)이 우리(슬랙)를 죽이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슬랙 입장에서 세일즈포스로의 매각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앞서 지난주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설이 나오자 슬랙 주가가 38% 가까이 급등한 배경이다. 슬랙이 세일즈포스 소유 회사가 되면 협업 및 생산성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해도 슬랙은 독립된 자회사로 운영될 전망이다. 버터필드는 세일즈포스로 인수된 이후에도 슬랙 CEO로 남아 회사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베니오프 CEO의 'M&A 본능'
세일즈포스의 창업자 겸 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최근 수 년간 잇따라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데이터 분석 기업 태블로소프트웨어를 153억달러에 사들였다.

2018년엔 클라우드 앱 기술업체 뮬소프트를 65억달러에 매입했고, 같은 해 시사잡지 타임을 인수해 실리콘밸리 큰손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번 슬랙 인수는 IBM의 레드햇 인수(340억달러), MS의 링크트인 인수(270억달러) 등에 맞먹는 대형 M&A다.

1999년 작은 원룸에서 세일즈포스를 창업한 베니오프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의 개척자로 꼽힌다. 그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들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종말’이란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독창적인 소프트웨어 정기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세일즈포스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현재 세일즈포스의 시가총액은 2200억달러에 이른다.

세일즈포스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비대면 업무 처리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1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은 51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순이익은 26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9100만달러)보다 29배 가까이 뛰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8월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100년 동안 지켜온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을 몰아내고 이 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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