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종자전쟁 본격화…한국, 日 제치고 세계 5위 올랐다

입력 2020-12-02 11:25   수정 2020-12-02 11:37

한국이 보유한 식물 종자 등 유전자원 수가 일본을 넘어 미국과 중국 등에 이은 세계 5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종자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유전자원 확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농촌진흥청은 "생물 자원에서 발생한 이익을 공유해야하는 나고야의정서 비준국 확대로 유전자원 확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관련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종자전쟁 본격화
2일 농진청에 따르면 한국이 등록한 유전 자원 수는 지난 7월1일 기준 32만8290개였다. 식물 종자와 영양체가 26만3960개로 가장 많고, 생축(동물)이 3만8508개, 미생물 2만5540개 등이다.

국가간 비교가 가능한 식물 유전자원 수를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5위의 유전자원 보유국인 것으로 농진청은 보고 있다. 미국이 59만6031개를 보유해 1위였고, 인도(44만3921개), 중국(44만1041개), 러시아(31만1000개) 등이 2~4위권을 차지했다. 6위인 일본은 22만9000개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2017년 일본을 제친 후 계속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올해도 유전자원 등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제4차 국가등록심의위원회를 열고 식물 종자와 영양체 등 농업유전자원 1357개를 심의했다. 앞서 1~3차 위원회에서는 3004개 자원을 심의해 2396개를 신규 등록했다.
나고야의정서 확산...'제2의 설향' 찾아라
농진청이 유전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종자 로열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 2010~2019년 종자 수출액은 3114억원에 그친 반면 수입액은 6848억원에 달했다. 3000억원이 넘는 수출입 적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로열티로 지급된 금액은 1357억원에 이른다.

농진청은 종자 국산화로 딸기 시장의 구도를 바꾼 '설향'의 사례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2005년 9.2%에 불과했던 딸기 국산 종자 점유율은 충남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육종한 설향 품종이 농가에 보급된 이후 현재 95%로 높아졌다. 최근에는 고시히카리 등 일본 쌀 품종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종자산업 수준은 그 나라 농업의 수준"이라며 "2025년까지 쌀 품종을 100% 국산화하겠다"고 말했다.

나고야의정서 비준국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도 종자 전쟁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되고 2014년 발효된 협약으로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약속이다. 한국은 2017년 참여국이 됐으며, 올해까지 전세계 126개국이 비준했다. 참여국은 생물자원을 이용해 각종 제품을 만들 경우 해당 제품 판매로 발생한 수익을 자원 보유국에 배분해야한다. 각종 생물자원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이나 바이오 제품 등이 적용대상으로 꼽힌다.
'종자의 방주' 들어간 한국 종자
확보한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농진청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전센터 두곳에 이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섬에 있는 '국제종자저장고'와 경북 봉화에 있는 산림청에도 유전자원을 중복 보존하고 있다.

'종자의 방주'라고도 불리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지구에 대재앙이 닥쳤을 경우를 대비해 식량의 기본재료인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국제기구인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이 2008년 설립한 시설이다. 농진청은 올해 10월말 1만개 자원을 이곳에 추가로 보냈다. 앞서 두차례에 걸쳐 1만3185개 자원을 보낸 데 이어 세번째 성과다. 박교선 농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은 "농생명산업의 기반 소재인 유전자원을 국내외에 중복 보존해 천재지변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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