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법무차관에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용구 임명…'尹 징계' 가시권

입력 2020-12-02 17:28   수정 2020-12-02 17:30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새 법무부 차관에 법부무 법무실장을 지낸 이용구(56·사법연수원23기) 변호사를 내정했다. 전임 고기영 차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하루 만에 후임 법무부 차관이 신속히 내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무차관 임명
청와대가 판사 출신인 이용구 변호사를 새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했다. 비(非)검찰 출신 인사가 법무부 차관에 임명된 것은 1960년 판사 출신인 김영환 차관이 임명된 이래 약 60년 만에 처음이다.

이용구 내정자는 법무실장으로서 박상기 전 장관과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장관 등 3명의 법무부 장관 아래서 법무·검찰 개혁에 앞장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법무부에서 검찰과거사위원으로 과거사 청산 작업에 참여했으며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전담팀장으로도 일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이 통과된 뒤 공수처 출범 준비팀장으로도 근무한 그는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기도 하다. 여권에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용구 내정자는 법률 전문성은 물론 법무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검찰개혁 등 법무부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구 내정자의 임기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하루 전인 3일부터 시작된다. 이로써 오는 4일로 예정된 윤석열 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가 큰 이변 없이 진행될 길이 열렸다.

당초 윤석열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사표를 내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후임 법무부 차관을 신속히 내정함으로써 오는 4일로 예정된 윤석열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는 법무부나 검찰 내부 인사가 아닌 민간인사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징계위를 앞두고 임명한 법무부 차관이 직무대리를 맡을 경우 청와대가 의도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징계위에서 결정된 징계를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은 재가 여부만 결정할 뿐 징계 수위를 조정할 수는 없다.
文, 중징계 시 결단 내릴까
징계위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윤석열 총장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여당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윤석열 총장의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적정한지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징계위에서 해임 등 중징계로 결론이 나온 이후 명확한 결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이미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동시에 추미애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가 부당했다고 판단했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은 1일 윤석열 총장이 추미애 장관의 직무 배제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법무부 장관의 검찰, 특히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 지휘·감독권의 행사는 법질서 수호와 인권보호, 민주적 통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에 그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대상자(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사유 미고지 및 소명기회 미부여 등 절차의 중대한 흠결로 인해 징계청구, 직무배제, 수사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검찰 내부와 야당이 징계 반대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중징계를 재가할 경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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