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이응광 "예술의 힘 알기에 주저앉지 않았다"

입력 2020-12-02 15:49   수정 2020-12-02 15:53

찰랑거리는 긴 머리에 짙은 수염. 바리톤 이응광(39)이 줄곧 유지해왔던 스타일이다. 그가 머리를 잘랐다.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이응광에게 방랑 가객같은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멀쑥한 모습으로 한국을 찾은 이응광이 올해 크라스마스를 맞아 2일 캐럴 음반 '선물'을 선보였다.

이응광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스위스 바젤 오페라하우스 전속 주역을 맡아 열창했다. 지난 9월에는 스위스 루체른 테아터에서 열린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공연에서 타이틀롤인 피가로역을 맡았다. 당시 모든 관객석이 매진됐고 평단에선 호평이 쏟아졌다.

그가 스위스에서 머물 때 불렀던 캐럴을 엮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응광은 "예술가로서 코로나19를 앓는 사회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예술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알고 있어 위로와 위안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응광에겐 어릴 적 향수가 담긴 음반이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밤을 새고 어머니와 동네를 돌아다니며 캐럴을 불렀다고 했다. 2015년까지 스위스에서 머물 때는 홀로 와인을 마시며 캐럴을 즐겼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얼룩진 한 해를 보내는 송가로 캐럴 8곡을 골랐다. '어린 주 예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아베마리아' 등을 담았다. 이전에 불러왔던 오페라 아리아와 달리 재즈 리듬에 맞춰 불렀다.

음반을 내놓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사명감'이었다. 대면 공연을 열기 힘든 상황 탓에 좌절했지만 예술가로서 할 일은 해야겠다는 결심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정다움과 함께 음반 제작을 시작했다. 이응광은 "어떤 한 곡도 허투루 녹음하지 않았다"며 "소리가 아름다운 곡으론 '아일 비 홈 포 크리스마스'고 선율로 따지면 '엔젤스 위 해브 허드 온 하이'가 빛난다"고 했다.

이응광은 10월 중순께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마친 후 방송 출연과 공연, 녹음 등 적극적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TV 프로그램 '로또싱어'에 출연하고 유튜브 채널 '응광극장'을 개설해 대중들과 소통에도 나섰다. 음반 발매를 기념해 이달 24일 오후 7시에 서울 강남 소셜베뉴 라움에서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연다. 피아니스트 이소영과 다움재즈트리오가 무대에 함께 설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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