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사표 던지는 '추미애 사단'…확산되는 '직권 남용' 공포

입력 2020-12-02 17:31   수정 2020-12-10 19:44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측근인 김욱준 1차장검사가 2일 사의를 밝혔다. 함께 사의설이 돌았던 최성필 2차장검사는 고민 끝에 사의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의 사표에 이어 소위 검찰 내 ‘추미애 사단’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에서 손을 떼려는 모습이다.

이들이 사표를 내는 것은 윤 총장 징계에 동조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이미 윤 총장 징계 청구는 법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전날 윤 총장 감찰과 징계청구 과정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은)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권한이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행정청에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직권남용의 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경고다.

여권은 여전히 검찰의 반발을 ‘조직 이기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법원과 감찰위 등 외부 심판들은 이번 사태를 추 장관의 권한 남용과 적법절차 위반 등의 문제로 보고 있다. 감찰 과정의 절차 위반은 상당 부분 드러났다. 윤 총장은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 조사 대상과 범위 등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다. 법무부가 윤 총장의 주요 징계 혐의인 ‘판사 사찰 문건 보고서’를 짜맞추기했다는 현직 검사의 내부 고발마저 나왔다.

청와대와 여권은 윤 총장 중징계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판사 출신 이용구 변호사를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했다. 4일로 예정된 징계위를 차질 없이 진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징계의 명분이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됐다고 본다. 윤 총장 해임이라는 목적을 위해, 법과 절차를 건너뛰겠다는 발상은 문재인 정부가 주장해온 검찰개혁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출된 권력이 ‘민주적 정당성’을 명분 삼아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견제하는 게 법치주의인데, 추 장관의 모습은 ‘인치’에 가깝다”며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삼권분립의 원칙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인혁/남정민/안효주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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