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경제 둘다 잡은 대구희망일자리 사업

입력 2020-12-02 17:50   수정 2020-12-03 02:42


대구 수성구에 사는 송모씨(49)는 남편과 함께 시내에서 여행사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을 휴직시킨 뒤 고용유지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송씨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구시의 희망일자리 사업에 응모했다. 송씨는 행정복지센터에서 긴급생계자금과 생존자금 등 지원금 신청 행정보조를 하고 있다. 송씨는 “여행사가 잘되는 시절이 빨리 오면 좋겠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비누공장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사정이 어려워져 폐업을 하고 모아둔 재산을 거의 날린 서구의 남모씨(64)는 환경미화 작업을 하고 있다. 남씨는 “초겨울로 접어들며 낙엽 치우는 일거리가 크게 늘었지만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에 심리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며 “희망일자리를 마련해준 시에 감사한다”고 했다.

지난 2, 3월 코로나19 집단 발생으로 경제·사회적으로 큰 충격에 빠진 대구에서 정부와 대구시가 마련한 희망일자리 사업이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실직자, 휴폐업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폐업한 중소기업주들을 위해 긴급히 마련한 대구 희망일자리 사업에 1만6685명이 참가해 7개 분야 914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근무시간에 따라 월 90만~180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다. 대구시가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올해 확보한 공공일자리 사업(4개월분) 예산은 총 896억원이다. 지난해 150억원(4754명)보다 크게 늘었다. 원정민 시 실업대책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커 일찍 국비 지원을 건의해 지원금 규모가 서울, 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고 사업 시기도 다른 시·도보다 한 달 이상 빨랐다”고 말했다.

시가 희망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하루라도 빨리, 그리고 기왕이면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시는 홍의락 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시 29개 부서, 8개 구·군이 머리를 맞대 정부 자금이 확정되기 전부터 촘촘하게 일자리를 준비했다. 김태운 일자리투자국장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 청년층, 경력단절 여성들을 중심으로 지하철, 버스, 어린이집, 유치원, 전통시장 복지시설 등 2만9379개소에 방역 일자리를 만들어 대구가 코로나19를 훌륭하게 극복하는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달성군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다가 올해 초 폐업했다는 정모씨(51)는 “가게를 정리하고 집에서 보낼 때는 우울증이 심했지만 복지시설에서 방역 업무를 하며 극복했다”며 “열심히 방역해서인지 이곳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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