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널 벗어나도 장기침체 우려…新산업 육성 서둘러야"

입력 2020-12-03 17:39   수정 2020-12-04 00:59


국내 대표 8개 국책·민간 경제연구원의 원장과 전문가들은 3일 웹세미나 방식으로 열린 ‘2020년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서 내년 실물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장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날 송년회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KIET) 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이재연 금융연구원 부원장,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이 발표자로 참여해 내년 국내외 경기를 전망하고 정책 방향 등을 모색했다.
“민간소비 회복 어렵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은 3%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최정표 원장은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 -1.1%, 내년 3.1%를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역성장세를 고려할 때 내년 성장률이 3.1%에 그친다는 것은 경기회복이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내년 경기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접어야 한다는 평가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백신 개발로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회복 조짐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백신의 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집단면역이 가능한 수준으로 접종이 진행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을 끌어내릴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민간소비 위축 등이 꼽혔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실업자 상당수가 재취업하지 못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후유증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고용 부진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근 전무는 “내년에도 민간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업·가계의 소득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경기회복도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받치는 수출 여건이 개선될지도 불확실한 것으로 진단됐다. 이동근 원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각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고 그만큼 글로벌 교역 흐름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침체 흐름 이어진다”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넘어서 장기침체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청년층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비혼화·저출산이 굳어지고 소비위축이 만성화되면서 코로나19 이전에 나타났던 장기침체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상근 전무도 “생산연령인구가 작년에 5만5000명, 올해 23만2000명 증발했다”며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민간소비 위축이 만성화하는 등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와 향후 닥칠 장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고 제도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지상 원장은 “단기적으로 한국은행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이어나가는 한편 정부도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통상 정책을 펴야 한다”며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신산업 분야로의 진출 등을 유도하는 한편 신산업 투자를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표 원장은 “신성장산업 발달을 위한 제도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근 전무는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시장수요의 변화 등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투자, 신시장 개척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186회 - 한경 밀레니엄포럼

한경 밀레니엄포럼은 2000년 10월 26일 발족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금융계·학계·연구계 인사, 전직 고위관료, 법무·회계법인 대표 등 오피니언 리더 10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 포럼’이다. 그동안 총 186회가 개최됐다. 한 해 평균 10회가량 열린 셈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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