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B부동산신탁, '국내 최초 헬스케어 리츠' 무산 위기

입력 2020-12-04 11:03  

≪이 기사는 12월03일(09: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이 국내 최초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던 헬스케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났다.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던 영업등록 신청이 자산 매입 가격에 과도하다는 이유로 보류되면서 리츠 설립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병원 건물을 매각하려던 의료법인이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여파로 최근 심각한 자금난에 처하면서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도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KB부동산신탁이 신청한 ‘KB 헬스케어 1호 리츠’의 영업등록 신청을 보류했다. 총사업비 1362억원 규모의 이 리츠는 병원 시설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헬스케어 리츠가 될 것으로 기대받았던 리츠다. KB부동산신탁은 리츠가 조성되는 대로 비상장 공모 청약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설립 인가가 보류되며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부가 이 리츠의 설립을 보류한 건 청연 메디컬 그룹이 리츠에 매각하는 병원 시설 매각 가격이 과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와 리츠 같은 투자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설립 인가 기준이 강화된 게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리츠는 청연 메디컬 그룹이 광주 치평동과 매월동 일대에 보유하고 있는 양·한방병원, 재활센터, 요양병원 등 건물 3개 동을 자산으로 삼을 예정이었다. KB자산신탁이 3개 건물에 대한 인수가로 제시한 금액은 1200억원대 중반대로 알려졌다. 청연 메디컬 그룹은 양·한방 협진병원인 청연한방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으로 주로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자산 매각 시도의 불발로 청연 메디컬 그룹의 재정난이 심화돼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리츠 설립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모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과 그 부인, 정모 서광주 청연요양병원 대표원장, 고모 수완청연요양병원 대표원장 등 청연 메디컬 그룹 경영진은 지난달 중순 서울회생법원에 일반 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1일 법원은 이들의 회생 계획 인가를 결정했다.

청연 메디컬 그룹 관계사 5곳이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법인 회생 절차에 대한 결정은 3일 기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표원장들의 개인 회생 계획 실현 수준과 법인 회생 절차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자산 인수 등 리츠 설립을 위한 절차가 재개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KB부동산신탁 측은 국토부의 보류 신청 결정 이후 영업 등록을 재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이대로 영업등록을 재신청하지 않으면 리츠 설립 절차는 자동적으로 취소된다. 우선 대표 원장들과 의료법인의 회생 절차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재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KB부동산신탁 측의 입장이다. 인수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국토부의 보류 결정이 나와 KB부동산신탁이 이번 거래로 입은 금전적 피해는 없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현재로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지켜봐야 한다”이라며 “투자자들에게도 투자 확약서만 받고 투자금은 입금받지 않았고, 병원 측과 계약도 체결하지 않아 회사와 투자들이 입은 금전적 피해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가 무산되더라도 국내 최초 헬스케어 리츠를 설립하겠다는 KB부동산신탁의 계획은 계속해서 추진된다. 이미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자산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헬스케어 리츠 설립에 큰 타격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국 곳곳의 헬스케어 시설을 인수해 규모를 3000억~4000억원 수준까지 키운 뒤 이 리츠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게 KB부동산신탁의 중장기 로드맵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헬스케어 산업은 앞으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 섹터며 병원 시설을 바탕으로 한 리츠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라며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와는 상관없이 헬스케어 리츠 설립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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