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비자코리아 부사장 "송금수수료 3분의 1로 낮출 것"

입력 2020-12-04 18:46   수정 2020-12-04 18:53


"송금이 꼭 은행을 통해야만 할 이유는 없습니다. 내년은 카드사·핀테크사들이 개인간 해외 송금시장에 진출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송금 수수료를 3분의 1로 낮추겠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비자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주연 비자코리아 부사장은 "한국 카드사·핀테크사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사장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카드에 근무한 카드상품 관련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해 4월 비자코리아의 상품 담당 부사장으로 옮겼다. 이 부사장은 "내년에 송금·카드·할부 등에 걸쳐 금융 소비자가 해외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간편 송금망 장악하는 비자..."송금수수료 대폭 낮출 것"
비자(VISA)는 한국 카드 회원이 해외 나가서 결제할 때 나오는 수수료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공무원 같은' 회사로 알려져있다. 그런 비자가 간편결제·송금망에서도 '비자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2018년과 올해 두 건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다.

첫걸음이 2018년 영국 국제송금서비스 회사인 어스포트를 1억9800만 파운드(약 28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어스포트를 흡수한 비자는 해외송금서비스인 '비자 다이렉트'에 88개국에서 15억개 이상의 계좌를 연결한 상태다. 비자다이렉트의 송금수수료는 은행보다 60~70% 가량 적다는 게 비자코리아 설명이다. 은행에서 부과하는 수수료가 없고, 현지은행으로 돈이 보내질 때 거쳐야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망 수수료도 내지 않기 때문이다. 송금은 30분 내로 가능하다.

이런 비자망을 국내 카드사와 핀테크사들이 이용할 수 있게 열어준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비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잡은 핀테크사인 모바일퉁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퉁이 출시한 트래블월렛은 환전수수료 없이 현지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있게 만든 앱이다. 최근에는 선불카드에 외화를 미리 충전해놓고 현지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ATM 수수료도 없다. 모바일퉁은 비자가 가진 가맹점 네트워크를 통해 가맹점 문제를 해결했다.

해외결제망인 비자 네트워크를 이용하려는 금융사는 자본금이나 리스크관리 기준 등 비자가 제시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핀테크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이같은 문턱을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핀테크 패스트트랙은 비자가 유망 핀테크사를 골라 '비자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이다. 모바일퉁이 비자 네트워크를 이용해 환전 뿐 아니라 결제 사업까지도 진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모든 데이터는 비자를 통한다'..."한국 카드·핀테크사에 세계 데이터 제공"
이 부사장은 비자가 보유한 해외 개인정보도 국내 카드·핀테크사에 제공할 의사를 내비쳤다. 비자가 지난 1월 6조원에 인수한 미국 오픈뱅킹 업체 플레이드의 데이터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경우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를 당국이 관여하지 않고 개인에게 맡긴다"며 "그래서 (은행과 핀테크·전자상거래 업체 등을 연결하는) 플레이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오픈뱅킹망을 금융결제원이 운용하고 있다. 같은 역할을 플레이드가 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플레이드는 아마존이나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데이터를 API 방식으로 실시간 중개한다. 플레이드와 연결된 금융기관은 1만1000곳, API를 이용하는 핀테크사는 2600개에 달한다. 핀테크사 입장에서는 개별 전자상거래 회사나 금융기관과 일일이 제휴할 필요 없이 플레이드와 거래하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에 한정된 플레이드의 API망을 비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로 확장하려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모든 데이터는 비자를 통한다'는 것이 비자의 새로운 구호다. 이 부사장은 "비자가 갖고있는 데이터를 가공해서 제휴를 맺은 한국 카드사에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카드 회원이 세계 비자 가맹점 혜택 얻게 하겠다"
해외 무이자 할부결제도 비자가 준비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이 부사장은 "해외 무이자 할부 비용 전액을 카드사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100% 현지 가맹점이 부담하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회원은 비자 해외 가맹점에서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고, 카드사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무이자 할부 결제가 활성화되는 장점이 있다. 이 부사장은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온·오프라인 회사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카드 혜택을 한국 카드 회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비자오퍼익스체인지 플랫폼이다. 예컨대 이 플랫폼에 아마존이 들어오면 한국의 카드 회원들이 아마존이 플랫폼에 내건 혜택을 이용하는 식이다. 반대로 쿠팡이나 신세계백화점이 플랫폼에 혜택을 올리면 중국의 카드 회원들이 그 혜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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