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100일…이낙연, 친문과 중도사이 '갈팡질팡'

입력 2020-12-06 17:40   수정 2020-12-07 02:15


취임 100일을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호가 당 안팎의 위기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중도 지지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웠던 합리적 중도의 이미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완패할 경우 대선 경선 출마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6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 대표의 공과에 대해 최근 당원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큰 문제 없이 당을 잘 이끌어 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거듭 자가 격리를 당하면서 당초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털어놨다.

‘총리식’ 관리 정치로 거대 여당을 안정적으로 이끈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책임론에 휩싸였던 이상직 의원과 ‘재산 신고 누락 및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던 김홍걸 의원에 대해 윤리감찰단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논란을 빠르게 잠재운 것을 높이 평가받았다. “카카오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라”는 문자가 노출되며 ‘포털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윤영찬 민주당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선 후보로서 ‘비전’이나 ‘경쟁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여당 대표로서 최대 경제 현안인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혔다. 지난 7~8월 ‘임대차 3법’이 여당 주도로 강행 통과된 뒤 전세난이 심해지자, 이 대표는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하며 사태 해결을 모색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대책을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래주거추진단장을 맡은 진선미 의원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등의 실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많다. 여당 대표로 정치적 해법을 내놓기보다 친문 세력을 의식해 일방적으로 추 장관 편들기에 나선 게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전국적 지지를 얻었는데, 당대표 취임 이후엔 친문 눈치 보기로 일관했다”며 “정치 이슈를 선도하지도 못하고 현안을 따라간다는 인상만 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이 대표의 최측근 이모 대표실 부실장이 지난 4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대표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착하고 성실한 동지였다”며 추모했지만,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기업체로부터 장기간 지원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친문 세력이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를 탈피할 ‘제3의 대선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 판세를 뒤집기 위해 이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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